드림윅스 애니메이션은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의 명가 디즈니의 아성을 끊임없이 넘본다. 그리고 디즈니의 아성을 허무는 듯 <슈렉>, <슈렉2>로 메가 히트를 쳤다.
하지만 드림윅스 애니메이션 중에서 우리가 기억하고있고 대박을 터트렸다고 생각하는 다른 작품이 있는가? 드림윅스 일련의 애니메이션...<이집트 왕자>, <개미> <엘도라도>, <신밧드 : 7대양의 전설>, <스피릿> 등을 기억해 낸다는 것은 상당한 노력을 요한다. 이들 애니메이션이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품이었는지는 몰라도 <슈렉> 단 한편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평가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은 드림윅스하면 <슈렉>과 애니메이션을 연관해서 기억하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다소 의외로 다가올게 분명하다.
지난 1995년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펜 이 세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드림윅스를 창립할 때 제프리 카젠버그는 전직 디즈니 사장이었다. 이는 곧 전직 디즈니 사장이었던 제프리 카젠버그가 이제는 디즈니와 경쟁 구도를 벌여야 한다는 아이러니한 상황으로의 변화를 의미했다. 결국 카젠버그는 한 때 자신이 몸 담았던 디즈니에서 해직된 아픔(?)을 디즈니를 은근히 비꼼으로써 재창조를 통한 성공을 보여준 <슈렉>을 통해 디즈니에게 통쾌한 복수를 가했다.
어찌보면 드림윅스에게 올 한해는 겹경사스러운 시기였다. <슈랙2>의 대박급 흥행에 이은 3D 애니메이션 <샤크>로 미국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로 흥행에 연이어 성공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행과 상관없이 <샤크>는 따분한 패러디와 평범한 스토리로 일관한 범작에 그치고 말았다. 디즈니를 비꼬고 헐리우드의 이면을 파해치는 듯 자기복제를 가했던 <슈렉2>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완전히 노골적으로 인간세계 자체를 모방하고는 있지만 재창조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안이한 연출이 눈에 확연히 보인다.
코카콜라와 버거킹 등을 코랄 콜라, 피쉬킹으로 바꾸고 <죠스>를 비튼 오프닝 패러디에서부터 <대부>의 엄숙한 분위기의 음악 등을 통해서 끊임없이 변형된 재미를 주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계속된 패러디는 식상함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물고기 세계에서 벌어지는 여러 모습을 통해 인간 세계의 여러 군상들을 보여주려는 노력은 여러 주인공 물고기들을 행동을 통해 보여주고 있지만 그 진행방식이 너무 느슨하고 극적인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면도 드물어서 느긋함으로만 이 애니메이션을 바라보기에는 재미적인 요소에서도 부족함을 보인다.
또한 드림윅스 애니메이션에서 잘 구사하는 스타급 배우의 목소리를 더빙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배우들의 외모와 너무나 흡사한 모습의 물고기들을 배치하여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동시에 주고 있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배우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기억하는 관객들에게만 해당하는 사항이다.
단, 배우들을 기억한다는 전제 하에 윌 스미스, 르네 젤 위거, 안젤리나 졸리, 로버트 드 니로, 마틴 스콜세지 등 여러 목소리 더빙 연기자들과 비교해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잭 블랙이다. 채식주의 상어 역할로 더빙을 하는 잭 블랙은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떠올린다면 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은 그나마 위안거리가 된다.
아뭏든, 여러모로 드림윅스의 <샤크>는 <슈렉>의 패러디에게 빚을 지고있고, 디즈니-픽사의 <니모를 찾아서>에게 영향을 받았고, 스타급 배우들의 목소리 더빙과 이미지에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 이제 드림윅스 애니메이션은 새로운 창조정신으로 무장하지 않고 이미 검증된 <슈렉>만 3편을 통해 패러디를 재생산 해나간다면, 우리에겐 이젠 더 이상 드림윅스 애니메이션에 기대할 것은 없다.
<샤크>에 대한 개봉당시 미국 평론가들의 평가도 그다지 좋지는 않다. 시카고 트리뷴은 “쾌활하고 재미있는 드림웍스표 영화”라고 호평했지만 LA 위클리는 “지루한 모방으로 가득 찬 영화”라고 혹평했다. 에버트 & 뢰퍼의 리차드 뢰퍼도 “<니모를 찾아서>와 같은 수준은 아닐지라도 그럭저럭 볼 가치가 있는 영화”라는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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