おれは 力道山(りきどうざん)だ. 나는 역도산이다.
이 영화를 보고나니까 너무 우울했다. 재미가 없었다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이 영화의 분위기를 좋게만 생각할수가 없었다.
역도산은 '나는 조선인도, 일본인도 아니다. 나는 세계인이다.'라고 말한다. 이 영화의 주제가 뭔가 애매모호하다. 일본의 한국 영웅이야기? 인간 역도산의 인생성공기? 스포츠 영화?
처음에 스모하면서 일본 선배들한테 매일 맞고 도둑으로 몰리는 모습을 볼때 저 쪽바리XX(삐~!)들이... 하며 분개했는데 나중엔 역으로 역도산이 일부러 후원자의 눈에 들기위해 꾸며낸 것이라고 하니까 좀 쌩뚱맞기도 하고... 갑자기 고난을 이겨낸 한국의 영웅이라는 시선으로 보다가 의아해지는 순간이었다.
역도산이 스모선수가 되지만 조센징이란 이유로 승급이 안되자 좌절하는 모습... 한국식당을 운영하는 친구에게 조선이 나에게 뭘해줬냐고 말하는 모습... 패전한 일본인들의 마음에 레슬링을 통해 희망을 불어 넣어준 모습... 만약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를 따지며 미묘한 시선으로 본다면 이 영화 못본다. -_-;;
그렇다면 스포츠 영화? 분명 링위에서 그의 모습은 정말 멋졌지만 시합할때 미리 상대방 선수에게 돈을 건네주는 모습은 그를 어떤 시선으로 봐야하는지 여전히 헷갈리게 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성공해서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대체 처음에 미국으로 건너가 어떻게 노력해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레슬링 선수로 성공했는지가 생략되어 궁금증을 갖게 했다.
레슬링 하나를 위해 죽도록 열심히 살았지만 가족, 자신을 키워준 아버지같은 회장님, 친구, 아내... 다 잃고 적만 잔뜩 만들어놓은 상태에서 쓸쓸히 사라져간 역도산. 링위에서 싸우는 모습은 정말 감탄할 정도로 역도산이란 인물에 대해 몰입하게 해주지만 마지막은 별다른 결론없이 소심한(?) 모습으로 너무 허무하게 끝난다.
그냥 그의 일대기를 영화화 한것일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게 나의 결론. 게다가 아내 아야는 한없이 착하고 순종적으로만 나와서 좀 실망했다.
그래도 여기서 설경구의 연기는 정말 칭찬할만하다. 특히 그의 일본어 발음이 꽤 좋아서 놀랬다.
별로 나무날데 없는 영화. 한편의 다큐멘타리 같은 영화. 주연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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