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3일에 개봉하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영화 및 애니매이션을 본 사람들은 세 부류로 나뉜다.
1. 무쟈게 재밌다.
2. 무쟈게 재미없다.
3. 좀 실망이었다.
-어설프게 재밌다, 어설프게 재미없다가 대략 3번에 압축된듯 하다...ㅡㅡ;;-
1. 무쟈게 재밌다.
이 사람들은 대부분은 일단 미야자키 하야오의 열렬한 팬이거나, 아니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미야자키 하야오라고 하니까 색안경을 끼고서 본 사람들, 그것도 아니라면, 왠지 그의 애니매이션에는 늘 철학이 담겨있기 때문에 재미없다고 하면 무식한 사람으로 치부될까가 걱정하는 사람들, 또는 무쟈게 똑똑한 사람들일 것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바로 전에 개봉했었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도 그랬지만, 그의 애니매이션에는 무수한 철학이 담겨져 있다. 움직이는 구름 하나하나, 나풀거리는 풀잎 하나하나 모두 철학이 담겨져 있기에, 이 모든 것을 이해한 사람은 감탄하고 감동받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철학이라는 요소는 모두 배제한채로 그저 영상의 화려함만으로 애니매이션을 평가해버리는 경우다. 솔직히 하울의 움직이는 성도 그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영상과 음향만으로도 관객을 압도했다. 그 것에 압도당한 사람들은 이 애니매이션을 [재밌다]라는 것으로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이다.
2. 무쟈게 재미없다.
대략 애니매이션의 내용과 구성만을 이해하려 한 사람들 같다. 솔직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내용과 구성만 본다면 참 이해가 안간다. 어째서 저렇게 결말이 이뤄지는 건지, 무슨 근거로 저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지금 싸우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인지, 모든 것이 비밀리에 감춰져 있기에 관객스스로 판단하지 않고선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거 같다. 결국 끝에는 사랑과 정의가 승리한다고 하지만, 어째서 그렇게 되는지, 참 풀기 힘든 숙제들만을 안겨준채로 애니매이션은 끝나기 때문에, 쉽게, 혹은 편하게 애니매이션을 보고 나오기를 바랬던 사람들이라면 정말 재미가 없었을 것이다. 뿐 아니라, 애니매이션 내내 그다지 이쁜 캐릭터들이 안나온다. 그 말은 일단 어린이들에게는 흥미를 끌기 힘들다는 것이다. 독특한 캐릭터는 많았지만, 주인공인 소피마저도 할머니로 변해버렸기에, 이쁜 캐릭터가 없다. 아마 어린이들은 이 애니매이션을 보면 많이 하품하다 나올 것이다.
3. 좀 실망이었다.
그의 철학을 이해하려고 무쟈게 애쓰다가 실패한 사람들, 혹은 위 두가지를 복합적으로 받아들인 사람들, 그것도 아니라면 은근히 미야자키라는 이름만으로 크게 기대를 했던 사람들일 것이다. (나도 포함된다) 화려한 영상과 음향이었지만, 내용과 구성도 잘 이해가 되질 않는다. 어쩌면 전체 관객중의 대부분이 이 3번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내생각일 뿐일까??
미야자키 하야오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다.
그가 전형적인 인종차별주의자인데다가(그의 애니매이션엔 흑인이 절대 나오지 않는다), 또 한국을 굉장히 싫어한다는가,(그렇기에 그의 애니매이션은 뒤늦게 한국에 들어왔다) 하지만,
그런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난 그의 인간성이나 취향까지는 알고 싶지 않고, 단지 그의 애니매이션과 그 애니매이션에 담겨있는 그의 철학만을 알고 싶을 뿐이다.
그런 점에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추천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
원한다면 직접 보고 판단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