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도 잘 안되고, 늘 상사에게 스트레스를, 소개팅을 나가도 늘 에프터도 없고, 이제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하면서 씩씩하게 혼자 영화관을 찾았던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두가지 극명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부럽당~ 나도 저런 사랑을"
"저런 말도 안되는"
아무튼 종로영화제이벤트 당첨권으로 아내와 두살난 딸년을 데리고 오래간 만에 극장을 찾았다. 웬만하면, 영화관에 딸을 데리고가지않는데, 이번에, "애도 컸고 하니 한번 모험을 해보자."는 아내의 꼬득임에 모험을 해보기로 했고, 그 모험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다. :)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의 공식에 너무도 충실하다. 또한 로멘틱 코미디의 공식에도 너무도 충실하고, 거기다가 스포츠 영화에서 보여지는 슬로우비디오, 빠른 쇼트진행, 극적인 순간의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것초차도 너무도 교과서적으로 기본에 충실하다.
로멘틱 코미디에서 보여지는 사랑이 싹트고, 서로 좋아하고, 그러다 주위에 반대가 있고, 오해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이런 이야기들을 하면,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넘처나는 로맨틱 코미디겠군" 하면서 짐작을 할터이고, 극장을 찾지 않을 것 같다. - 물론 이번 영화제가 끝나고도 개봉할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관객이 영화관을 찾을 만큼 매력이 보이질 않는 영화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착한 영화는 언제봐도 가슴 따뜻해진다. 그들의 사랑이 나의 사랑과 전혀 다를지라도, 그들의 이야기가 나와 전혀 동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따뜻한 눈길로 조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영화를 본다면, 참 재밌게 볼 수도 있는 영화임은 분명하다.
<안녕, UFO>가 생각난다. 개봉당시 사람들은 다들, 꼭 애들장난같은 유치하기 그지없는 영화를 왜 찍었는지 모르겠다, 하나도 재미없다고 혹평을 하고 있을때 나 혼자서, 이 정도면 재밌지 않나? 하면서 투덜그렸던 기억이 난다.
이것처럼 이 영화도 피곤한 몸과 마음 휴식을 취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보면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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