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작품은 사마리아 하나밖에 제대로 본게 없지만 그 영화가 상당히 우중충하고 우울했던 영화로 기억한다.그래서 사실 오늘 보게 될 빈집도 비슷한 류의 그런 영화일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대로 그렇게 많이 우울하진 않았다. 끝나고 좀 오싹했뿐... ㅋㅋ 그렇다고 납량특집 뭐 이런 영화는 아니다. 아마 영화를 보고 나면 내가 왜 그런기분이 들었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남편에게 폭행당하고 거의 죽은 인간처럼 살아가는 연화, 그리고 전단지를 붙이러 다니면서 키를 따고 들어가 빈집에서 빨래도 하고 물건도 고치고 사진도 찍는 재희... 하지만 그들은 모두 따뜻한 가정을 꿈꾸는 한 인간들일뿐이다. 어느날 재희가 연화가 살고있는 빈집을 찾아오면서부터 그들의 관계는 시작된다. 연화는 재희를 따라나서고 그들은 또 빈집을 전전하면서 각 집에서의 따뜻한 가족같은 느낌을 잠시나마 만끽한다. 그들은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단지 자신들의 소박한 행복을 가지고 싶을뿐인데 세상은 그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김기덕의 다른 영화 사마리아는 솔직히 보면서도 기분이 꿀꿀했는데 빈집은 중간중간 코믹한 장면이 많이 나와서 사람들도 많이 웃고나도 많이 웃어서 긴장된 분위기를 완화시켜주었다. 어쨌든 김기덕 감독의 영화가 좋은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휩쓰는것은 그의 영화가 극단적이든 폭력적이든간에 항상 그가 뭔가 사회에 말하고자 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인거 같다. 그리고 그것은 보는 사람 각자에 따라 각각 다른 메시지로 인식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