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MBC 청룡 편이었습니다.
그 당시 삼미 슈퍼스타즈는 장명부 투수가 주목받았고 연이은 패배에 삼미 팬 클럽에 가입했던 친구들은 놀림의 대상이었습니다.
감사용 선수, 이 선수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런 일일 것입니다.
이처럼 기억 속에 사라진 선수를 스크린 앞으로 끌어내는 이야기. 그것은 당연 휴먼 스토리일 수밖엔 없고 어떤 내용일지는 흔한 말로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영화는 이러한 예측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직장인 야구 동호회 출신으로서 받는 비웃음. 아닌 척 하면서 힘이 돼 주는 어머니의 사랑. 어눌하지만 순수한 마음으로 지지를 해 주는 형님. 영화에서는 결코 빠지면 안되는 여인과의 사랑.
하지만 동료 여직원이 유명 영화배우가 된다는 설정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라 여겨집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감독이 뻔한 스토리가 주는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여러가지 노력을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을 단축하고 압축된 영상 편집, 간헐적인 웃음이 나오게끔 하는 상황 (예를 들어 비오는 날 지나가는 자동차에 물을 뒤집어 쓰는 여자 친구 씬) 등이 그것입니다.
뻔한 내용이지만, 그래도 역시 감동은 있습니다. 인간의 도전과 좌절 그리고 승리 앞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받지 않을 관객은 없습니다.
그러나, 주연 이범수씨와 어머니 역의 김수미씨를 제외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이러한 감동을 감소 시킵니다.
빼어난 미모가 잘 된 연기의 주요 요소는 아니지만, 평범한 외모와 어색한 대사 처리, 표정 연기는 극의 감동을 충분히 살리지 못합니다.
감독들이 비싼 출연료를 들여가며 왜 일류 배우들을 쓰려 하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 수 있었습니다.
단, 뻔한 스토리, 뻔한 감동이라도 프로야구 원년의 선수들을 기억하는 분들에게는 잔재미를 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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