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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라는 소재는 관객들에게 언제나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주된 테마로 사용되곤 한다. 특히, 여러 제자들과 인간적인 선생님이 한가지 목표를 두고 그것을 성공해가는 영화 속 모습은 그 어떤 영화 속 석세스 스토리들 보다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한다. [올드보이]의 오대수라는 선 굵은 캐릭터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최민식의 차기작으로 더 많은 호기심과 기대를 모았던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바로 이런 스승과 제자라는 소재와 함께 휴머니즘 가득한 이야기들로써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해주는 것이다. 날카롭고 강렬한 "오대수"라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뇌리에 강하게 각인된 최민식의 다소 의외의 선택은 아마도 많은 관객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배우 최민식이라는 조건 하나로도 충분히 관객들을 자극한다. 뿐만아니라 일상적인 터치와 평밤함 속의 진한 인간애를 담은 연출로 많은 매니아를 가진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류장하 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 역시 [꽃피는 봄이 오면]이라는 영화를 그저 단순한 스승과 제자 사이의 감동어린 이야기로만 비쳐지지 않게 해준다.
사랑에 대한 아픔과 현실과 이상 사이의 갈등으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던 트럼펫 연주자 현우는 우연히 발견한 구인광고를 보고 삼척의 도계 중학교 관악부 교사로 부임하게 된다. 단순히 먹고 살기위해 시작한 교사라는 직업을 통해 현우는 차츰 삶의 의미와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다. 여기까지 보여지는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의 큰 이야기틀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스승과 제자 사이의 휴머니즘 드라마이다. 하지만 [꽃피는 봄이 오면]은 관악부 교사인 현우와 순박한 도계 중학교 관악부 학생들이 보여주는 가슴 뭉클한 정이 담겨있고, 그들이 만드는 작지만 감동적인 이야기, 그리고 가족애가 담긴 이야기들로써 관객들의 가슴 한구석을 따뜻하게 적셔준다. 실제로 강원도 삼척의 도계중학교 관악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시작으로 영화화된 [꽃피는 봄이 오면]은 작은 탄광촌 마을의 중학교 관악부를 통한 가슴 따뜻한 우정을 다루고 있다. 또한 영화 속에는 트럼펫을 연주하며 희망을 꿈꾸는현우라는 한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현우와 주변인물들을 통해 보여지는 풋풋하고 평범한 사람 사는 이야기들을 담음으로써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사랑과 희망, 인간애를 느끼게 해준다.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라는 두 작품을 통해 많은 매니아를 만든 허진호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자 [봄날은 간다]의 각본을 쓰기도 한 류장하 감독은 허진호 감독이 보여주었던 일상과 평범함 속의 인간애를 보여줌과 동시에 아기자기 하면서도 가슴 뭉클한 사연들로 차분하게 관객들의 마음 속으로 다가오게끔 해주고 있다. 현실에 부딪혀 이별해야 했지만 가슴 한 구석에 꽁꽁 묻어두고 있는 현우의 첫사랑 연희, 잔소리 투성이지만 언제나 아들의 힘과 희망이 되어 주시는 현우의 어머니, 가끔 따가운 소리를 해대지만 현우에겐 둘도 없는 친구 경수 등 주인공 현우를 둘러싼 가족과 친구, 첫사랑의 이야기는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며 보편적인 사람들의 감정을 느끼도록 해줄 것이다. 앞서 여려차례 말했듯이 영화 속에는 도계중학교의 작은 관악부를 통해 작지만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할머니와 함께 힘겹게 살아가지만 누구보다 밝고 명랑한 재일, 불량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누구보다 듬직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용석 등 도계중학교 관악부 아이들이 보여주는 음악에 대한 애정과 저마다의 사연들을 관객들에게 잔잔하게 전달해준다. 이처럼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여러 인물과 그들의 사연들을 관객들에게 조용하게 보여주는 그야말로 사람 사는 이야기요, 사람 냄새나는 영화인 것이다.
스승과 제자의 이야기를 다룬 여러 영화 중에서도 음악을 또다른 소재로 사용한 영화들은 스토리 못지 않게 잔잔한 음악으로 더 진한 여운을 남기게 된다. [뮤직 오브 하트]나 [홀랜드 오퍼스]같은 작품이 바로 그러한 예일 것이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 역시 관악부라는 이색적인 소재가 말해주듯 실제 배우들과 학생들이 들려주는 트럼펫 연주와 교향곡으로 감동을 느끼게 해준다. [봄날은 간다][8월의 크리스마스],그리고 최근에는 [인어공주]까지 잔잔하게 가슴을 적시는 음악들로 잘 알려진 조성우 음악감독은 다시 한번 음악으로 가슴과 눈시울을 적시는 힘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실제 트럼펫 연주를 선보이기도 한 최민식과 실제 도계중학교 학생들의 악기 연주는 그 어떤 영화음악 보다도 진실되고 따뜻한 선율로 다가올 것이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지만, 아무도 관심가져주지 않지만 오로지 음악이 좋고, 음악을 하고 싶어하는 관악부 교사 현우와 관악부 학생들의 모습이 그들의 연주와 더해져 영화 속 그들이 보여주는 꿈과 희망, 우정과 사랑에 대한 감정들로 가슴 한 구석을 가득 메어 줄 것이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눈과 가슴, 그리고 귀를 통해서까지 따뜻함을 느끼게 해줄 인간적이고 밝은 영화이다.
류장하 감독은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을 통해 현우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와 도계중학교 관악부와 그 학생들이 만드는 가슴 뭉클한 사연들을 부드럽고 차분하게 엮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감독의 연출을 더욱 빛나게 해주는 것은 바로 인물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가 큰 못을 해준다. 우선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바로 최민식이란 배우일 것이다. 전작인 [올드보이]에서 강한 인상과 소름 끼치는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이번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클 것이다.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그런 관객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주며 최민식이라는 배우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준다. 겉으로는 껄렁대지만 마음은 여린 삼류건달 강재를 연기한 [파이란], 증오심에 불타서 잔인한 복수를 보여주는 오대수를 연기한 [올드보이]등 인간적이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보여준 최민식은 첫사랑에 대한 미련으로 아파하는 남자로서의 모습, 작은 탄광촌의 중학교 관악부 교사로서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모습, 그리고 항상 신경질적이지만 누구보다 어머니를 사랑하는 아들의 모습까지 현우라는 한 캐릭터를 통해 다양한 모습의 연기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멋진 연기를 보여준다. 더구나 실제로 연주하는 그의 트럼펫 연주는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최민식만의 또다른 매력을 새삼 확인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바로 다듬어지지 않은,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연기를 보여주는 도계중학교 학생들의 연기이다. 이재응, 김동영 등 이미 연기경력이 있는 배우들과 함께 연기경험이 없는 실제 도계중학교 학생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다듬어진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연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영화의 감동을 더해준다. 연습 도중에도 화장실을 달려가는가 하면 악기로 "사랑의 트위스트"를 연주하며 춤을 추는 등 엉뚱한 모습의 학생들이지만 그 어떤 사람들보다 큰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도계중학교 학생들을 통해 진실된 웃음과 감동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중견배우 윤여정과 김영옥이 보여주는 연륜이 묻어난 연기와 김강우, 김호정, 장현성 등 이미 몇편의 영화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은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의 감동을 더해준다. 그리고 이번 영화를 통해 정식 스크린 데뷔를 하는 장신영의 군더더기 없는 연기 역시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을 통해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 이처럼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최민식이라는 배우를 비롯해서 연기경력이 없는 학생들, 중견배우나 젊은 배우들을 가릴것 없이 모든 연기자들이 보여주는 티없고 깔끔한 연기가 진실되게 다가오는 그런 영화이다.
영화란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로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큰 감동을 주는 휴머니즘 드라마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들로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하고, 얼굴에 한아름 미소를 머금게도 해준다. 바로 영화 [꽃피는 봄이 오면]은 아픔과 슬픔, 사랑과 희망이 담긴 그런 휴머니즘 드라마이다. 영화는 현우라는 남자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것을 통한 사람 사는 냄새를 맡도록 해준다. 그리고 잔잔한 트럼펫 연주와 교향곡에 실어 전해주는 사랑에 대한 감정, 어머니에 대한 사랑, 그리고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오랜만에 잔잔하고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줄 것이다. 영화의 태그라인 중 "당신이 웃던 날, 우리 마음에 기적 소리가 들렸습니다"라는 카피처럼 영화가 끝난 후, 얼굴에 한가득 머금은 미소와 함께 가슴 한구석에 진한 여운을 간직하고 나오게 될 관객들의 모습을 내심 기대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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