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들어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펑펑 울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싶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이 정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들 해서 '이거다' 싶었다.
하지만 난 결국 단 한 장면에서만 눈물을 흘렸다.
내가 원래 눈물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영화의 처음에서부터 끝까지 눈물을 쥐어 짜내려고 하는 나름대로의 노력이 너무 의도적으로 나타났다.
오죽하면 영화 포스터와 팜플렛에까지 눈물자국을 남겼겠는가.
마땅히 눈물이 나와야 할 부분에서는 오히려 눈살이 찌푸려졌다.
'과유불급'이라고 너무 과장되게 묘사하는 것은 하지 않는 것만 못하다.
자연스러움 속에서 깨닫는 감동과 슬픔, 기쁨이 진정한 느낌이다.
서로에게 무뚝뚝한 아버지와 딸...
그들 가족의 사랑이야기.
딸을 가진 아버지라면, 또 이 땅의 모든 딸이라면 절실히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이다.
하지만 너무 과장되고 진부한 이야기 설정으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길을 손수 막아버린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꼭
백혈병과 조직폭력배라는 공식을 사용하지 않고는 풀리지 않는 방정식 같다.
좀 더 독특한 장치로써 주제를 말했더라면
굳이 의도하지 않아도 눈물이 흐르고
의도하지 않아도 아버지에게 또 딸에게 용기 내어 사랑한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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