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본 전체적인 느낌은 상당히 고전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는 점이었다. 재앙을 불러온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피해자이기도 한 아담의 부모와, 아담의 부모에게 희망과 절망을 함께 선사한 리차드 웰스 박사 사이엔 같은 욕망이 자리하고 있었다는 점, 그래서 둘 사이엔 어쩌면 큰 차이는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인간의 욕망과 물질문명의 이기가 결합한 최신판 내용이지만 내용자체는 옛날의 교훈 어린 이야기처럼 바르고 도덕적이다. 그러나 이런 고전적 이야기를 포장한 포장지는 매우 세련되다. 아담의 악몽장면을 가장 멋진 부분으로 꼽을 수 잇는데, 12개나 되는 필름으로 교차편집을 시도한데다가 그 필름은 각각 화학처리까지 해서 색다르고 아름다우면서 서늘한 장면을 연출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화면과 색은 아담이 어떤 식으로 시달리고 있는지를 극렬하게 보여줌으로써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아담이 된듯한 착각까지 불러일으킨다. 고전적 스토리와 세련된 화면으로 무장한 갓센드, 생각보다 볼만한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