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란 단어는 즐거울때나 기쁠때보다는 외롭고 힘들때 가슴 깊이 스며든다.. 일반 가족들이 응모한 사진을 편집해서 보여준 부분으로 시작하는 이영화는 아버지와 딸의 찐한 러브스토리 한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것같네요.... 현대인의 바쁜 일상속에 묻혀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우리에게 무언의 항의처럼 인생의 굴레이기도 하지만 진정한 위안과 조건을 따지지않는 사랑이 가족이라고 말하는 이영화는 이정철 감독의 데뷔작으로 갈등과 화해에서 보여주는 감동적 사랑을 보여준다..
딸을 향한 가슴시린 부정은 3년만에 교도소를 나온 전과4범의 전직 소매치기 딸 정은에게 걱정을 했으면서도 퉁명스럽게 "왜왔어? 언제 나갈거야?" 라는 말로 서운한 감정을 애기하지만 "차라리 내가 고아로 지냈으면 이거보단 낫겠죠?"라며 맘에없는 모진말로 아버지의 가슴을 아프게한다.. 크기에 차이가 있을뿐 어느 가족이나 있을법한 갈등의 소재 즉 아버지와 딸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은 낡아보이지만 이런 약점을 감추기보다는 우는부분에는 울리고 웃기는부분에는 웃기는 연출로 관객의 눈물을 화학작용처럼 잘 이끌어낸다..
부녀간의 화해를 이끄는것이 조폭의 폭력이라는것이 다소 억지스럽고 특별한 반전도없는 밋밋한 영화라고 느낄수있지만 가족과 아버지라는 단어가 주는 힘과 30년 연기인생 처음으로 삭발까지 한 주현씨의 체격만큼 묵직한 내면 연기와 반항적인 딸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낸 수애씨의 연기가 이영화를 무게감있게 만들면서 감동을 주네요..
미쳐 깨닫지못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인간사이의 미묘한 갈등도 "가족"이라는 테두리안에서 해소되고 응축되는것처럼 가족의 사랑보다 소중한것이 없다는 말을 확인시켜주는 소박한 영화아닐까 하네요.. 그래서 피가 물보다 진하다는 말을 쓰나봅니다..
머리가 다빠진 모습을 딸이 창문으로 보는 장면과 "상주가 뭔지알아? 장례식장에도 반장이있어?"라는 말과함께 어린 아들에게 술을 가르치는 장면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