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찾아왔던 <본 아이덴티티>의 후속작으로 아쉽게도 영화를 보지 못하고 타계한 로버트 러들럼의 본 시리즈 두번째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1편을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 본이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면 2편은 모든 과거 를 청산하고 그로인해 잘못되었던 현실까지 바로 잡아버리는 강인한 모습을 가진 최고의 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음...영화를 보기 전 솔직히 우려를 많이 했다… (그러고 보니 1편을 볼 때 역시 같은 우려를 했었던 것 같다...) 이미 1편에서 검증된 맷 데이먼의 연기는 차치하고라도 새로운 감독의 연출력이 과연 1편에 비해 손색이 없을까??? 하는…
2편의 연출을 맡은 폴 그린그래스를 절대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는 1970년 초에 발생했던 아일랜드 폭동이란 역사적 사실을 – 우리나라의 광주 항쟁과 같다고 보면 무리가 없을 듯 하다 – 바탕으로 한 <블러디 선데이>를 아무 무리 없이 소화해 내지 않았는가…
역시 기우였나 보다... 액션 스릴러라는 장르의 특성상 보다 빠르고 치밀한 전개를 필요로 하는 연출력을 선보여야 하기에 다소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의외로 훌륭하게 소화해 냈다...
쓸데없는 군더더기 표현은 과감히 잘라내고 간결하고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준 깔끔한 연출... 다소 과도하다 싶으면서도 적절했던 - 너무 식상하지만서도 기억상실증에 걸린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를 표출한다고 하는 - 핸드 헬드 기법의 사용... 오랫만에 느꼈던 멋드러진 카 체이스 신이나 추격신 등에서 보여준 현란한 카메라 움직임과 화려한 영상... 그에 맞게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적절한 사운드... 거기에 맷 데이먼을 비롯하여 조앤 앨런, 브라이언 콕스 등 연기파 배우들의 멋드러진 연기와 가장 무시하지 못할 로버트 러들럼의 탄탄한 원작이 뒷바침 되다 보니 이보다 더 완벽한 조화를 이룬 수작을 당분간 기대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사실적이고 현실감 있는 두뇌 게임을 축으로 한 액션 스릴러 영화나 갱스터 무비를 참으로 좋아한다… 그래서일까? 알 파치노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로서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다… 이제 <히트>를 정점으로 해서 <리크루트>나 <인썸니아> 등에서 보여줬던 배역과 같이 한창 때를 넘긴 – 절대 연기력이라고 하지 않았다 - 그를 이어받을 배우로서 누가 있을까???
<세븐>, <스파이 게임>, <데블스 오운> 의 브래드 피트??? 아니면 <폰부스>, <리크루트>의 콜린 파렐은 어떨까??? 하지만 둘다 여전히... 연기의 선이 얇다… 그럼 누가 있을까... 바로 이 작품의 맷 데이먼을 지목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브래드 피트와 같은 느낌을 받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본 시리즈 2편을 모두 본 후, 그의 무한한 가능성에 주저 없이 손을 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