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야 웬만한 공포영화에도 끄덕도 안하지만 국민학교(그렇다. 난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때 '드라큘라'란 책을 너무도 무서워 하면서 보던 시절이 있었다..어찌나 무서웠는지...ㅠ.ㅠ 그러나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전설의 고향] 납량특집은 빼놓지 않고 봤으며..온갖 귀신얘기들은 죄 구해서 읽어 보았었다..^^ (어린 시절 대부분 그렇지 않았나요?? ^^) 그리고 그것은 지금 까지도 이어져 영화나 소설의 소재가 '드라큘라'나 '늑대인간','프랑켄슈타인','구미호' 등등이 나오면 빼놓지 않고 보고 읽는다..일단 이런 소재들은 나에겐 쵸이스의 90%를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머 모르긴 몰라도 나와 같은 분들이 예상외로 많다..고 굳세게 믿는 바이다. ^^)
이 매력적인 불멸의 집단들 중에 아마도 가장 매력이 있는 것은 '드라큘라'가 아닐까 싶다..그리고 실제로 가장 많이 재조명된 인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이 '드라큘라'의 소재 영화가 첨엔 공포물에서 시작하여 한 동안은 인간성과 정체성을 다루더니 요즘엔 서서히 액션 영화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다..아마도 내 기억에 의하면 액션이 처음 가미된 것은 [황혼에서 새벽까지]였던 듯하다.(액션으로 시작하여 공포/호러물로 변하는 특이한 영화였다..) 그리고 본격적인 액션을 선보인 건 [블래이드]의 등장이 아닐까 싶다.('블래이드3' 기둘리고 있어요~ ^^ ) 그리곤 [언더월드], [젠트맨 리그]의 계보를 잇더니 올해는 드디어 [반 헬싱]까지 등장한다. ^^
'드라큘라'의 영원한 숙적 '반 헬싱'교수를 모델로 만든 영화 [반 헬싱]속의 '드라큘라'는 내가 알고 있는 기존의 '드라큘라'와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젤 먼저 대부분의 불로불사의 종족들은 내가 알기론 종족번식의식을 갖지 않는다..불로불사이므로 종족번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 [반헬싱]에 나오는 '드라큘라'는 강한 종족번식의 목적으로 한 두개도 아닌 수 천개의 알을 낳는다. 이미 죽은자가 죽은 새끼를 낳았기 때문에 그들에게 생명을 주려면 생명의 열쇠를 쥔 '프랑켄슈타인'이 있어야 한댄다. 그리고 그 불로불사의 몸을 죽일 수 있는 것은 성수도, 은말뚝도, 십자가도 아닌 늑대인간이어야 한댄다.. 참..잘도 찍어다 붙이지 않는가??ㅋㅋㅋ 그래서 덕분에 우리는 이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게 된다..
사실 [반 헬싱]의 이야기 구성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못하다..아이디어 또한 한 차례 어디선가 울궈 먹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스토리는 기승전결도 없이 밑도 끝도 없이 시작하더니 관객들을 120분이란 런닝타임 동안 쉴새 없이 몰아 부치며 싸우고 돌아다니기도 바쁜 반헬싱이 어느 틈에 안나공주와 사랑의 감정이 싹텄는지도 몰겠지만...아무튼 '안나공주'(케이트 베킨세일)와 사랑을 나누다 때가 되자 철의 여인일 것 같았던 여전사 '안나공주'가 어이 없는 한방으로 운명을 달리하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정말 곰곰이 따져 보면 말도 안되는 유치찬란한 스토리이다..거기다가 주연인 반 헬싱의 캐릭터는 그렇게 멋지고 영웅적이지도 못하다. 그래서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반 헬싱의 캐릭터에 대한 충족감 보다는 '휴 잭맨'의 매력에 만족을 해야 했다..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젤로 살아 있는 캐릭터를 꼽자면 오히려 조연급인 칼(데이비드 웬햄)수사 정도였다.. 이렇듯 이 영화의 결점은 많다..그러나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저 모든 결점을 관람 당시엔 전부 잊어 버리게 할 만큼 영화가 무척 재미있다는 거다. 유치하기에 가능한 간단 명료한 선악의 구도로 쉴새 없이 꼬리에 꼬리는 잇는 사건들과 스피드있게 몰아치는 시원시원한 스펙터클한 액션!!!! 그리고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은 그 현란한 CG!! 진정한 오락용 영화였다.
그래서 비록 장시간 즐겁게 관람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문을 여는 순간 영화에 대한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 불가사의한 영화이긴 하지만 오락용 블록버스터 영화로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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