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폰>의 안병기 감독의 세번째 작품... <여고괴담>의 박기형감독과 함께 한국호러영화의 큰손이라해도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그런 그가 전문적으로 귀신의 저주를 다룬 영화를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 <가위>를 정말 인상깊게 본 기억이있다... <가위> 이전과 후로 한국 공포영화를 구분할정도로... 그리고 두번째 <폰>에서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어쩌면 그 실망감덕분에 세번째의 기대감이 더 커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드디어 뚜껑을 연 <분신사바>... 새삼스럽게 느낀점은 아니지만... 안병기 감독은 정말 우리나라 귀신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가위>때 억울하게 죽은 무당의 딸의 복수... <폰>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한채 죽은 여고생의 복수... 그런 여러가지 한을 품은 연출해낸 안병기 감독은... <분신사바>에서 그 모든 시나리오들을 침착하게 연결해 냈다...
일단 <분신사바>라는 제목과 여고에서 벌어지는 저주... 그런 보도자료들을 보았을때... <여고괴담> 비스무리한 느낌의 영화가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는 학교와 고립된 마을을 오가며... 관객들을 충분히 소름돋게 만들어준다...
글쎄... 분명히 세상속엔 귀신을 믿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물며 학교에 떠도는 괴담들중 하필이면 분신사바라니...
분신사바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이 있다... 학교에 원한을 가진 귀신을 부른다던가... 근처에 떠돌던 혼령을 불러들인다던가... 그 사람의 수호령과 이야기를 할수 있다던가하는... 하지만 그건 영을 소환하는 그 매개체... 즉 연필을 쥐고 있는 사람의 능력에 달려 있다고들 한다...
일종의 사혼술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분신사바는... 강제적으로 령을 불러들이는 장난이라고 볼수 있다... 하지만 그건 꽤나 위험을 동반한 놀이임에 틀림없고... 그 이야기는 영화의 도입부에 흘리듯이 나타난다... "절대 눈을 뜨지마... 눈을 뜬 사람에게 그 귀신이 붙을수 있으니까..."
영화는 학교의 왕따들의 복수모임에서 시작되고... 그 복수모임의 결과는 생각보다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며 다가온다... 그리고 단순한 사람과 령의 복수를 넘어서... 그 고립된 마을에 대한 과거마저 파고들어간다...
안병기 감독은 귀신의 한을 끌어내는데... 그런 고립된 마을들에 관한 오래된 터부마저 적나라하게 끌어낸다... 어느곳에나 있을법한 일들을 끌어냄으로서... 보는 이들의 마음에 공포와 수긍의 감정을 교차하게 만든다...
"세상은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면 두려워하기 시작해..." 문득 그런 사람이 생각이 났다... 영화에서처럼 차별받고 학대를 받지는 않았지만... 늘 그는 혼자 지내고 있었다...
사람이 다르다는건 어떤 의미일까?? 일반적인 상식의 기준이라는건 어떤것일까?? 과학적인 설명이 안되고 심리적으로 판단이 안된다면... 그건 단순히 그 사람이 미쳤다고 생각해야만 하는걸까??
분명히 다르다는건 두려운일이다... 그 사람이 내 자신에게 해를 주지 않는다해도 그건 두려운 일이다... 하지만 그 다른 사람의 입장을 해아리려 하지 않는다는것도 두려운 일이다...
남이 볼수 없는것들을 본다는건... 그만큼 남이 모르는 세상을 알고 있다는것이다... 그런 세상을 묵인한채 그 사람을 외면한다는것... 이해와 타협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세상일까??
영화는 그런 이해와 타협을 넘어선... 그들만의 규율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무서운 행위를 보여준다... 그리고 귀신이 지니는 한의 깊이와... 가족의 마음속에 지니는 마음까지도...
확실히 안병기 감독은 호러영화를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보는이들의 피부를 까칠까칠하게 만들어주고... 준비되어 있는 귀신의 한에 대한 충실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었다... 그게 안병기 감독의 매력포인트겠지만...
그리고 오랜만에 호러영화로 컴백한 김규리... 약간 책읽는듯한 대사를 그냥저냥 넘겨가다보면... 역시나 호러영화에 어울리는 배우라는 말이 나올만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특히나 라스트씬에서 보여지는 장면은 정말 섬찟하다...
<분신사바>는 아마도 안병기감독의 세번째 작품이자... <가위>와 <폰>을 잘 섞어서 짬뽕시킨 또하나의 걸작이 아닐까 싶다... 약간 루즈한 느낌이나 너무나 차가운 화면에 거부감을 느낄분들도 있겠지만... 안병기 감독의 영화라면 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한다...
<페이스>,<령>이 부진했던만큼... <분신사바>가 우리나라 호러물의 명맥을 이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또 주절주절 긴글이 되어 버렸네요 ㅡㅡ;; 올해 국산호러의 부진에 어찌나 맘이 아프던지... TT_TT 이제 <인형사>가 어떨지 기대가 되는군요... 다들 무더운 날씨속에 건강주의 하시구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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