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 도무지 볼 의욕이 안 생겼습니다. 1편을 보고나면 유건명(유덕화 扮)과 진영인(양조위 扮)의 과거가 분명 궁금하고, 때문에 속편은 만들어질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3편이라니, 더이상 무슨 할 얘기가 남아있다는 걸까요? 2편만으로도 충분히 완결적인 얘기인데? 트리올로지로 제작하여 대작의 반열에 오르고 싶다는 심사든지, 아니면 끝까지 울궈먹기라는, 홍콩영화판의 악습이 재현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거기다 제가 무척이나 싫어하는 여명의 얼굴이 양조위님과 덕화형 사이에 낑궈져있는 저 포스터도 무척이나 식욕을 떨어뜨렸구요.
예상대로 영화의 전반부는 상당히 지루했습니다. 도무지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알 수 없더군요. 뭐 어느 장면에 나와도 분위기가 철철 넘치는 양조위나 <팔선인육만두>의 이미지를 벗고 최고의 연기를 선보이는 황추생이 다시 나와주는 것만으로도 즐거웠지만 말입니다. 특히 여명의 그 뻣뻣하고 무표정한 얼굴은 참기 힘들 정도였어요. 전편들도 그랬는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뻔뻔할정도로 웅장한 음악들과 보스들을 중심으로 빙 둘려서서 세력간의 대결을 암시하는 식상한 구도도 지루햇습니다. 기묘하게 일그러지는 진혜림의 우는 표정도 좀 짜증났구요.
하지만, 알고 보니 이 영화, 일종의 심리드라마군요! 진영인 사망에 대한 죄의식과 범죄조직에서 발을 떼고 싶은 욕망 때문에, 유건명은 자신을 진영인과 동일시하며 자아분열을 일으키고, 그 때문에 파멸에 이릅니다. 결말부의 반전도 꽤 그럴듯했어요. 그 반전을 통해 여명의 그 뻣뻣한 연기가 납득이 가는, 기묘한 설득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양조위와 주위 인물들의 그 비극적인 인생에 다시 한 번 가슴이 찡해집니다. 아~
그래도 역시 군더더기 같다는 느낌을 지울수는 없습니다만, 썩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전에도 한 번 한 말이지만, 전 <대부>보다 <무간도>이 더 좋아요. 특히 <대부>에는 없는 그 쓸쓸한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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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화씨는 <열혈남아>에 이어 또 머리에 총을 맞고 멍~해졌군요. 그리고 살아남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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