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은 영화가 시작된지 30분도 채 안되서 "이러니, 우리나라 사람, 특히 젊은 이들에게 인기를 못 끌지, 우리 정서에 맞지 않아. 재미없어" 하고는 잠들어버렸고, 나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혼자서 즐기고 있었다. It's good, isn't it?
이 영화는 분명 오락성 뮤지컬 영화다. 무죄를 받는 법정 영화도 아니며, 유부남이 바람 피면 죽는다는 도덕적인 멜로도 아니며, 삶은 곧 서커스라는 철학적인 영화도 아니다.
오락성 짙은 뮤지컬 영화의 최고의 감상법은 같이 노래를 따라부르고 같이 어깨를 덜썩이면서 같이 즐기면 된다.
나는 이 영화에서 다른 면 하나를 본다. 시카고에서 나타난 째즈를 보는 시각이다. 째즈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 뮤지션과 음반과 음반 발매 년도를 술술 꿰고 있는 째즈 메니아를 보면서 하는 말 - 저건 음악이 아니라, 학문이야! 라고 비꼰다. 이런 사람들에게 시카고는 째즈를 보는 시각을 달리 보여준다. "째즈는 그 당시에 신나는 유흥가의 대중음악이다"고.
아무튼 딕시랜드, 래그타임, 빅밴드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 영화를 다 보고 하는 말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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