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본 - http://www.freeguru.net/sub/2004010.php
케빈 스페이시를 처음 본 것은 세븐에서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전 그가 누구인지 몰랐고 그 후 '유즈얼 서스펙트'를 통해서 케빈 스페이시를 좋아하게 된 후로도 그가 세븐에서 살인마로 등장했었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그가 세븐이나 아웃 브레이크 등 에 출연한 것을 알게 된 것은 아메리칸 뷰티 이후인 것 같습니다.
케빈 스페이시는 차타가 공인하는 연기파 배우입니다. 놀라울 정도의 흡입력을 가 졌고, 누군가의 얘기처럼 남들이 수십번 행동으로 보여줘야 될 감정 표현을 단지 몇 번의 눈빛이나 제스츄어 만으로 표현 가능한 배우 중의 하나입니다.
그를 스타로 만들어 낸 유즈얼 서스팩트는 물론이고, LA 컨피덴셜에서도, 네고시에 이터에서도, 그리고 아메리칸 뷰티에서도 그의 연기는 영화에 녹아있습니다. 완벽하 게 영화에 혼연일체 되어, 관객으로 하여금 케빈 스페이시가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배역의 그 인물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들지요.
영화는 영화적 특징에 따라 배우에 주어지는 비중에 큰 차이가 있는데, 연기파 배 우가 출연하는 영화는 아무래도 그 인물 하나에 상당히 큰 초점이 맞춰지기 마련입니 다. 반대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라면 그 배역에 다른 누구를 가져다 놓더라도 큰 차 이가 없는 경우도 있구요. (스피드에서 키아노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이 아닌 탐 크루 즈와 모니카 벨루치였더라도 그 영화의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았을겁니다. 물론, 키아 노와 산드라 블록이 더 어울리기는 하지만요. 반대로 프라이멀 피어에 애드워드 노튼 이 아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나왔다면? 생각도 하기 싫군요)
K-PAX 는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에 엄청난 무게감을 주고 있습니다. 영화 흐름의 전 부를 케빈이 책임지고 있죠. 영화의 스토리는 꽤 좋지만, 그 스토리가 진행되는 토대 에 케빈 스페이시가 딸려가는 느낌이 아니라, 케빈 스페이시의 행동에 의해 스토리가 진행되는 그런 느낌입니다. (요즘 영화에는 영화가 배우를 끌고 가는 경우가 많죠)
K-PAX 는 케빈 스페이가 왔다고 주장하는 별의 이름입니다. 확실히 케빈은 과학자 들도 알지 못하는 천재적인 물리적 지식이나 행성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죠. 하지 만 반대로 정신병적인 요소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상당히 교묘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의 캐빈 영화인 유즈얼 서스펙트 나 LA 컨피덴셜처럼 뒷통수를 때리는 반전이 있는 것은 아닌데, 케빈 스페이시의 정 체를 모호하게 끌고가고, 그것은 영화가 끝난 시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관객의 느 낌에 따라서 케빈 스페이시는 외계인이 될 수도 있고, 정신병자 살인마가 될 수도 있 고, 천재 물리학자 살인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론은 관객의 몫으로 남 아 있게 되죠. 전 개인적으로 이렇게 X-Files 같은 모호한 결론은 싫어하는 편입니다 만, 이 영화는 마지막까지 비교적 깔끔합니다.
케빈 스페이시의 연기력을 믿고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이안 소프틀리인데, 옛날 '해커스'라는 영화를 감독했었습니다. 당시에는 꽤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네요^^
영화는 SF 이면서 드라마입니다. 관객이 느낀 마지막 느낌에 따라서 SF 와는 아무 런 상관이 없는 스릴러로 남을 수도 있고, 완벽한 SF 드라마 영화로 기억될 수도 있 습니다.
영화의 특성상 최신 영화처럼 자극적인 화면 전환도 없고, 아드레날린 분비를 돕는 흥분되는 장면도 없습니다. 영화가 너무도 잔잔하면서 평화롭게 흘러가서 약간 지루 한 느낌도 있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봤지만 다시 보라고 하면 다시 보기는 부담스러운 영화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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