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배경이 되는 2054년 미래의 도시는 문명의 발전을 보여주듯 화려한 비쥬얼을 보여주고 있다. 분명히 있을법하고 우리에게 다가올 것 같은 미래의 모습을 그대로 화면으로 재현해 내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능력에 우선 감복했다.
그냥 지나쳐도 될 듯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처리하는 스필버그의 장인정신 또한 엿볼 수 있다.
영화계의 영원한 메이저 감독으로 흥행과 작품성을 함께 담보해 내는 그만의 독특한 연출력과 기획력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그대로 전이되고 있는 듯했다.
지난해 에이아이에 대한 평이 그다지 좋지 못해서 이제는 스필버그도 한계에 도달하는구나 했던 생각은 영화를 보면서 오프닝 크레딧도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영화의 속도감, 그리고 눈을 돌릴 수 없고 한순간 한순간을 놓칠 수 없게끔 만드는 영상의 신비스러움에 그 누가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기에 톰쿠르즈가 가세했다. 만약 주인공역을 톰이 맡지 않았더라면 영화의 주제와 메세지가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캐스팅의 절묘함를 느낄 수 있었다. 톰이 아니라면 키아누 리부스 정도가 마임을 공연하듯 펼쳐지는 범인 색출과정의 컴퓨터 조작장면을 연기하면 멋은 있겠구나 하면서도 연기력의 함량면에서 톰 쿠르즈를 극복해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렇듯 적절하게 만난 감독과 주연배우의 조우는 쉽게 이뤄진 것은 아니란다. 사실 마이너리티 리포트가 에이아이보다 먼저 구상된 시나리오이면서 늦게 제작된 이유가 스필버그감독이 미션임파서블II에 몰입돼 있던 톰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결국 스필버그의 오래참음은 빛이 났다.
스필버그와 톰쿠르즈의 시너지효과는 생각보다 크고 화려했다. 다만 미국 개봉후 대박을 터뜨리지 못한채 평년작으로 폄하된 것은 어쩌면 스필버그의 고질병인 해피엔딩 원칙주의에 기인했다는 생각이다. 톰쿠르즈가 오히려 감방에서 감금되는 것으로 마지막을 처리했더라면, 그렇게 꼭 다시 살려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게끔 해야 직성이 풀리는 스필버그식 원칙이 또다시 흠집내기 좋아하는 평론가 또는 관객으로부터 약간의 시샘을 하게끔 했다.
그러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면서 시작한 여름나기 영화보기의 2탄역시 실망감없없는 좋은 시간이었다. (2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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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Minority Report)
제작사 : DreamWorks SKG, 20th Century Fox, Amblin Entertainment, Cruise-Wagner Productions, Blue Tulip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minority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