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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하지만 신명 나는 복수의 향연 킬 빌 Vol. 1
jimmani 2004-05-02 오후 2:29:50 1291   [5]
나이상의 제약을 뚫고 드디어 이 영화를 비디오샾에서 빌렸다. 시험도 끝났고 해서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신체 분리 현상의 연속(?)을 보면서 풀고자 이 영화를 봤다. 물론 무삭제판이다.ㅎㅎ

역시 이 영화는 감칠맛 나는 액션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였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극단적으로 잔혹하면서도 만화적이고 다소 촌스런(?) 구석도 있다. 그러나 이것 모두 감독이 의도한 컨셉이리라. 끊임없이 화면을 가로지르는 칼날의 몸놀림을 보면서 절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줄거리야 잘 아시리라. 주인공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는 한때 '데들리 바이퍼스'라는 암살단에 몸 담고 있다가 손을 떼고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사랑하는 연인이나 보스 빌(데이비드 캐러딘)과 결혼식을 올린다. 그러나 그러려는 찰나, 데들리 바이퍼스의 4인, 오렌 이시이(루시 리우), 엘르 드라이버(대릴 한나), 버니타 그린(비비카 A. 폭스), 버드(마이클 매드슨)가 성당을 침입해 하객들을 모두 살해하고, 더 브라이드를 폭행한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그토록 사랑했던, 그의 아기까지 배고 있었던 빌이 더 브라이드의 머리에 총부리를 겨눈다.
그야말로 기적적으로 더 브라이드는 4년동안의 잠에서 깨어나고, 그녀는 이제 자신을 죽이려 했던 5명을 죽이러 가기로 결심한다. 최종 목표는 빌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은, 의도된 촌스러움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의도된 촌스러움은 영화 시작 전 제작사들의 크레딧이 뜨는 순간부터 나타난다. 마치 7,80년대 동양 무술 영화에서나 볼 법한 왠 한자 크레딧이 등장하는가 하면 음악도 전형적인 복고풍 팡파레 음악이다. 이러한 촌스러움은 영화 내내 계속된다. 더 브라이드가 자신의 복수 대상을 만날 때마다 그녀의 얼굴이 클로즈업되면서 왠 사이렌 소리가 섞인 음악이 들려온다.(마치 소머즈를 연상시킨다.-_-;;) 이러한 분위기는 분명 이 영화의 분위기는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웃음을 불러 일으킨다. 또한 청엽정에서의 대규모 결투신에서도 더 브라이드가 점프하고 피하고 하는 순간에 휙!휙! 거리는 통통 튀는(?) 효과음들이 이러한 감독의 의도된 촌틱 컨셉을 잘 보여준다.

이 영화가 유명한 이유 중의 하나는 역시 특유의 잔혹한 액션이다. 확실히 잔혹하긴 하다. 칼로 배를 가르면 창자가 쏟아지고, 칼로 사람을 정확히 세로로 이등분을 하는가 하면, 마지막 청엽정 결투에선 결투 뒤에 온 사방에 발이며 팔들이 굴러다닌다. 마치 라이언 일병 구하기읜 한장면을 연상케 한다.-_-;; 그러나 이러한 잔혹한 장면들을 보면서도 그다지 인상이 찌푸려 지지 않았던 것은, 그것이 지극히 만화적이고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오렌 이시이가 일본에서 지하세계의 거물로 성장하는 과정의 한 에피소드에서 오렌은 자신에게 자기 혈통에 대해 험담을 하는 다나카라는 사업가의 목을 베는데, 목이 날아가는 순간 깜짝 놀라기는 했는데, 그 뒤의 장면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오렌이 칼부림을 마친 뒤 마지막 자세를 취하는 순간, 다나카의 목에서 일제히 피가 분수처럼 솟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 몸이 무슨 샤워기도 아니고...-_-;; 이처럼 이 영화 속 잔혹함은 사실적이라기 보다는 예전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들의 특성을 그대로 계승한, 비현실적인 잔혹함이라 끔찍하기 보다는 유머러스함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특히나 잔혹한 장면들(배에서 창자가 쏟아지거나 몸이 세로로 이등분 되는 장면)은 워낙에 빨리 지나가서 그리 많이 끔찍하진 않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무엇보다 볼 만한 건 그야말로 무용이라 불러도 손색 없을 완벽한 검술 액션이다. 난 지금까지 매트릭스의 그 유명한 슬로우 모션 액션들을 보면서 '무용에 가까운 최고의 액션이구나' 하는 생각을 계속 해왔는데, 이 영화의 액션신에 또 한번 굴복했다. 안 그래도 완벽한 신체 조건의 우마 서먼이 너무나도 유연하고 현란한 칼놀림을 부리는 모습은 그야말로 예술이었다. 특히나 청엽정에서 불이 꺼진 방에서 사무라이들과 결투를 벌이는 모습은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마지막 오렌과읜 눈오는 야외 결투신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배경음악이 거의 흐르지 않은 채 또르르또르르 물이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배경에서 둘이 벌이는 칼싸움은 깔끔함과 비장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솔직히 이 영화는 복수라는 닳고 닳은 소재에다 스토리 구성도 지극히 단순하다. 그러나 이 영화가 제대로 대접 받을 수 있는 이유는 그 '복수'라는 소재를 너무나 감칠맛 나게 소화했기 때문이다. 그저 주인공의 복수에만 무게를 두는 게 아니라 그 주변에 숨겨진 비밀들을 속속 공개한다. 일단 1편에서 공개된 비밀만 해도 죽은 줄 알았던 딸이 멀쩡히 살아있다는 것이다.(못보신 분들께 유감이지만 어차피 2편 예고편에 나온다.^^;;) 이러한 짜임새 있는 스토리 배치와 함께, 또 하나 대접 받을 수 있는 것은 역시나 아드레날린의 최대치를 분출시키는 최고의 결투신들이라고 할 수 있다. 보면서 잔혹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더 브라이드의 시원시원한 칼솜씨를 보고 있자면 카타르시스의 극치를 만끽할 수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이제 1편을 본 이상, 2편도 봐야 한다. 과연 그들의 뒤에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지... 그리고 '더 브라이드'의 이름은 무엇이며 왜 숨겼는지, 2편에서 다 알게 되겠지. 정말 이 영화는, 내가 영화에서 본 가장 신명 나는, 감칠맛 나는 복수였다.

한마디 더 : 내 생각에 이 영화에서 가장 잔혹한 부분은 '오렌 의 출신 성분'이라는 제목의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다. 오렌이 왜 그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암살자가 되었는가 보여주는 과거 이야기인데, 그야말로 피바다의 절정을 보여준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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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Vol. 1(2003, Kill Bill Vol. 1)
제작사 : A Band Apart, Super Cool ManChu / 배급사 : CJ 엔터테인먼트
수입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 공식홈페이지 : http://www.killbi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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