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기대 안하고 시사회에 갔었는데 예상외로 좋았던 거 같아요. 그동안 지적인 배우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던 멧 데이먼이 화장살 유머의 대가인 패럴리 형제와 손을 잡았단 것 자체가 놀랍고 황당하기 그지 없었는데 제가 우려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를 오늘 확인한 것 같아 내심 기쁩니다. 정통 코미디물의 첫 주연을 맡은 멧 데이먼에게는 과히 부담스럽지 않았던 역할이었던 것 같고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에서 마냥 선해보이기만 하던 그렉 키니어도 좀 남다른 변신이었지만 거북스러울 정도의 수위는 아니었습니다. 극중 역할이 더 돋보였던 탓인지 연기력은 그렉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네요. 패럴리 형제도 그동안 짐 캐리나 잭 블랙 같은 코미디 배우들을 기용하면서 전면에 내세웠던 아메리칸 화장실 유머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들의 이름에 걸맞게 형제애와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밝은 시선을 무리없이 보여준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그동안 그들이 보여줬던 과장된 캐릭터나 오버액션의 억지웃음이 아니라 자연스런 상황설정과 특히 기발한 소품들로 한 순간의 폭소를 유발시킨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겠지요.(멧 데이먼의 노란우비 패션이나 그렉 키니어의 곰돌이 분장은 두고두고 웃음을 자아내게 할 것 같아요) 정말 기대 이상의 영화였습니다. 혹시 패럴리 형제의 과거전적이나 멧 데이먼의 망가진 모습을 보기가 두려워 망설이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안심하셔도 좋을 거 같네요. 코믹영화의 광팬들 보다는 그동안 코미디 영화를 등한시 해왔던 분들이 도전해보셔도 후회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라스트 신에 펼쳐지는 보니 & 클라이드(우리에게 내일 은 없다)의 뮤지컬 버전에서 그렉 키니어와 메릴 스트립의 앙상블도 볼만 하답니다. (그렉이 의외로 노랠 잘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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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어야산다(2003, Stuck on You)
제작사 : 20th Century Fox, Conundrum Entertainment / 배급사 : 20세기 폭스
수입사 : 20세기 폭스 /
공식홈페이지 : http://www.fox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