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K.딕, 오우삼, 벤 애플렉, 우마 서먼.. 이 이름들만 들어도 뭔가 괜찮은 영화 한 편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개봉할 크리스마스때 쯤 (미국개봉시기 12월 25일) 전 그 많은 영화 리스트들 중에서도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물론 작품성까진 크게 바라진 않고, 대중적인 흥행만을 놓고 봤을때만 말이죠. 그런데 뚜껑을 열어본 결과는, 전미 박스오피스 5위정도였나여? 그 이후에도 그 이상을 올라가지 못하고, 중간을 유지하다 점점 내려가버렸죠~ 관객평도 그다지 좋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그래서 그 이유를 확인해보기 위해 개봉 후 급히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는...우선 객관적인 관객 입장에서만 본다면, 요즘 허접한 많은 영화들 사이에서 7000원 정도의 재미는 있다고 느꼈습니다. 적어도 돈 내고 가서 잼없는 영화도 많으니까요.
문제는 이 화려한 스탭진과 캐스팅. 그리고 미래의 우울한 디스토피아를 잘 살린 필립.K.딕의 원작의 힘등이 아쉬웠다는 거죠. 물론 영화는 만드는 사람 맘이겠지만~, 오우삼 감독은 이 원작에서 큰 기둥만을 뽑아오고, 세밀한 묘사와 우울한 미래의 모습을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특기인 액션과 스릴러를 집어넣고 극대화했죠. 감독 자신도 스릴러를 살리기 위해, 히치콕 감독의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를 오마주했다는 말도 했으니까요.
시도는 좋았지만, 그 결과는 범작 이상의 영화가 못 나왔는겁니다.
원작이 같은 사람인지라, 자꾸 '마이너리티 리포트'하고 비교되는 것도 사실이고. (이에 비해 스필버그는 대중성과 영화의 원작성을 정말 잘 살린듯 합니다. '마이너~'를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던 장면들이 많았었으니까요. 그는 정말로 대단한 감독인듯.) 앞에도 말했지만, 이 정도 말이 나오는건 역시 이만큼의 좋은 재료 가지고, 평범한 음식이 나왔기 때문이겠죠.
오우삼 감독은 제가 보기엔' 페이스/오프'이후엔 자기답습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솔직히 흥행도 '페이스/오프' 이후, 브랜드 이름의 힘이 컸던 'Mi-2'빼곤 흥행도 별로 안 됐구여. 그리고 쌍권총 장면과 비둘기의 어색한 출현 장면은 어김 없이 여전하더군요.. 하지만,오우삼 영화 처음으로 거의 전무후무했던 강인한 여자 캐릭터가 나왔다는 것도 좀 반가워 할일!! 거의 맨날 남자 둘이 쌍권총만 들이대는 영화만 나와서인지라...;;
말은 길었지만, 그래도 7000원 어치의 재미는 확실히 보장한다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에서 유일하게 동양인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는 오우삼 감독. 아직 보여주지 않은 미지의 힘으로 앞으로를 기대하게 해줬으면 좋겠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