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첫사랑은 영화 제목에서 느껴지는 순수하고 신선한 이미지와 비록 감독은 다르지만 영화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에서 보여주었던 일본영화 특유의 사랑의 풋풋함을 기대하고 보실 분들이 계신다면 과감히 그 기대를 버리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영화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의 주체와 주제가 예상에서 벗어날 뿐이지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 전개가 관객들에게 외면당할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첫사랑은 영화의 전체적인 구성과 전개가 사랑에 대해 설레이는 풋풋하고 신선한 이야기꺼리로 구성된 전형적인 사랑영화가 아니라 오히려 가족들이 보기에 알맞은 가족시네마로서의 구성과 줄거리를 갖고 있다. 영화의 처음은 암판정을 받은 어머니의 마지막 가는 길을 이루지 못한 첫사랑과의 추억의 대면을 통해서 보다 기쁘게 해주려는 딸 사토카의 엉뚱한 효심에서 시작되어진다.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일본의 전형적인 중산층인 소녀의 가족은 고리타분하고 너무나 평범한 아버지와 섬세하고 가정적인 어머니 그리고 호기심 많고 엉뚱한 한창 사춘기의 소녀까지 세 명의 가족으로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어머니의 암 판정으로 인해 집안의 분위기는 어두워지며 어두운 집안 분위기를 탈피하려고 새로운 것을 탐닉하던 소녀의 호기심은 어머니의 음악상자의 비밀서랍을 급기야 열게 만들었으며 그 서랍 속에서 발견된 연애편지를 기초로 엄마의 첫사랑 찾기라는 엉뚱하기까지 한 임무수행 및 첫사랑과 엄마와의 감동적인 대면을 시키기 위한 소녀 나름대로의 노력을 대견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철부지 소녀 같지 않은 소녀의 엉뚱한 효심은 아버지의 평범함과 고리타분함에 질려있던 소녀에게 엄마의 첫사랑에 대한 새로운 환상과 호기심을 일으키며 열중하게 만드는데 결국 찾아낸 엄마의 첫사랑도 사랑에 실패하고 가족과 동떨어진 삶을 살고있는 아버지의 평범함과 대조되는 고독하고 개성적인 인물이었기에 소녀의 인물탐구는 엄마의 마음을 기쁘게 해주겠다는 당초의 의도에서는 벗어나 자신의 호기심충족이라는 목적으로 약간 변질되어 버린다. 영화 첫사랑은 소녀의 첫사랑이 아니라 병든 엄마의 첫사랑 찾기라는 약간은 특이한 소재로부터 출발해서 그 당시에는 열렬하고 순수했던 사랑이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인생의 무게와 레테라는 이름의 망각의 강물처럼 잊혀지고 퇴색되어진 사랑의 추억을 들추어내면서 첫사랑은 단지 순수했던 사랑의 기억으로 남아 있기에 더욱 아름답고 값어치 있는 추억으로 남겨지게 됨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있으며 오히려 진정한 사랑은 우리가 잊기 쉬운 것으로 가족으로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각자의 역할이 얼마나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역할을 통해서 생성되는 소박한 사랑의 모습이 진정한 사랑의 정의임을 벚꽃나무 아래서 만개한 벚꽃의 향취와 함께 관객들에게 느끼게 만들고 있다. 이 영화에서 벚꽃나무의 역할은 사랑이 움트고 그 사랑을 지켜주는 울타리로서 상징적인 장소로 암시되며 사랑이 시작되고 그 사랑이 유지될 수 있도록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엄마의 첫사랑과의 사랑이 움텃던 곳도 벚꽃나무 아래였고 엄마와 아버지가 결혼 후 한 가족으로서 소풍 온 것도 그 나무 아래였으며 마지막으로 말다툼으로 불편했던 아버지와 화해하는 가족 간의 화합의 장소가 된 것도 그 벚꽃 나무 아래에서였다. 영화 첫사랑은 가슴속 간직한 엄마의 첫사랑을 찾는 과정에서 엄마의 암 판정이라는 먹구름 사이에서 가족 간의 사랑의 화합과 소중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찾고자하는 영화로서 영화의 주제가 약간 우울하고 어두운 이미지였지만 주인공 사토카역의 다나카 레나의 깜직한 연기와 신선함이 자칫 무거운 분위기로 흐를수 있는 영화의 흐름을 밝게 만들어준 영화였다. 끝으로 영화 첫사랑이 관객에게 전해주고 있는 사랑의 본질적 의미를 이야기해 본다면 스큐데리양은 "인간이 사랑을 시작했을 때 비로서 삶이 시작된 것이다"라고 말했듯이 어떠한 사랑이던지 우리의 삶 속에 사랑은 항상 숨쉬고 있으며 평범하고 망각하기 쉬운 소박한 가족간의 사랑의 의미가 진정한 참사랑임을 이 영화는 우리에게 속삭이듯 제시해주고 있다. 내가 판단하기에 첫사랑의 흥행을 점쳐본다면 이 영화가 가족시네마로서는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하지만 영화 제목만을 보고 올 많은 관객들의 기대와는 다른 영화 내용에 대한 실망감을 생각하면 이 영화의 흥행은 점치기가 어려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