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로 '아이덴티티(Identity)'는 일체성, 동일성, 정체성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로 영화를 평가한다면 뜻이야 좋겠다고 하겠지만 재미는 장담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포스터로 하여금 심상치 않다는 것을 말이다. 포스트를 보면 손바닥 같은 형상에 손가락은 사람의 형태, 손바닥은 괴성을 지르는 사람의 형상을 나타냄으로서 비상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고 영화를 감상한 후 포스터를 다시 한 번 살펴본다면 포스터의 의미를 안이하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내용으로 들어서 처음부터 시작되는 예사롭지 않는 신과 범인을 찾아내야 하는 내러티브, 그 속에 숨어있는 반전에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영화를 관람하게 된다. 폭풍우가 내리치던 어느 밤, 각자의 사정으로 어느 모텔로 모인 11명의 사람들(경찰, 여배우, 전직 경찰인 여배우의 리무진 기사, 창녀, 신혼부부,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 아버지와 말없는 소년, 모텔 주인), 서로가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생일이 똑같다는 기이한 점이 있다. 그리고 한 사람씩 죽어 가는데 차례대로 모텔열쇠의 큰 번호부터 죽어 가는 사람들과 범인의 정체야말로 전형적인 스릴러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여기엔 커다란 반전이 있다. 이 반전이야말로 이 영화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센스>, <디 아더스> 역시 안이한 관객들에게 반전을 주지만 <아이덴티티>의 반전과는 다르다. 전자가 반전으로 결말의 묘미와 약간의 재미가 있다면 후자는 복잡한 이야기를 하나로 이끌어 가는 내러티브로 반전에 이어 이 영화의 재미를 증가시킨다. 이 영화를 보고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자신의 정체성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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