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킬 빌]은 말 그대로 번역하자면 빌을 죽인다는 뜻이다. 제목 그대로 내용 역시 상이하다. 한적한 어느 오후, 행복한 결혼식을 앞둔 더 브라이드(우마 서먼)와 그녀의 신랑, 그리고 모든 하객들이 빌을 비롯해 그의 하수인들이며 자신의 옛 동료들에게 처참하게 살해당한다. 5년 후 브라이드는 극적으로 살아나고 복수하고자 하는 리스트까지 작성하며 자신에게 린치를 가한 옛 동료를 하나씩 찾아가 복수를 하고 더불어 빌의 행적까지 알아내 이 모든 비극의 원인자인 빌을 죽이고자 하는 것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줄거리이다.
이 영화에서 주목할 점은 두 가지이다. 먼저 이 영화는 3시간이란 상영시간으로 인해 제작자는 두 편으로 나누어 개봉한다는 점(참고로 킬 빌 Vol. 2는 내년 초에 개봉할 예정이다)과 이미 매니아 층까지 존재하고 있는 <쿠앤틴 타란티노>가 이 영화의 감독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이 영화의 감독인 <쿠앤틴 타란티노>에 대해서 잠시 서술하자면 <저수지의 개들>과 펄프픽션>으로 일약 할리우드에서 기대를 모으는 감독이기도 하다. 그 하나만으로 이 영화의 흥행과 기대감은 관객들에게까지 전이된다.
하지만 영화는 이리저리 피나 튀고 정신없이 싸우는 장면만이 이 영화의 중심이자 내러티브이다. 가끔 브라이드의 과거를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상황을 이해시키려고 하지만 그뿐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관객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이 실상이다. 가끔씩 터져 나오는 <쿠엔틴 타란티노>식의 민망한 대화들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뿐이다. 굳이 이 영화의 감상포인트를 지적하라면 화려한 액션 장면과 적절한 음악이라 하겠다. 나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이란 감독을 좋아하는 팬들 중의 하나지만 전작에 비해 너무 치졸한 할리우드 상업성에 물든 것 같아 끝내는 인상을 구겨야만 했다. 하지만 은근히 <킬 빌 Vol. 2>가 기대된다. <킬 빌 Vol. 2>로 하여금 내 감상이 잘못되었다고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답다는 멋진 영화였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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