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잊혀진 사건이 아니라
묻혀져 있었던 사건을 꺼내어 놓은 영화이다
애써 찾아보지 않음...또...애써 찾아보더라도
그 실체란게 그리 쉽게 알 수 있는 얘기는 아닐 수 없고
입에서 입으로 오르내려 전설처럼 전해져 오는 얘기도 아닌
오랜 세월 묻혀진 시대의 아픔인것이다
영화 만드는 재주가 있는 강우석감독의 작품이고
역활을 잘 소화해내는 배우들로 포진되었으니
이런 저런 기대를 충분히 했었고
그 만큼 해낸 영화라 생각되지만...
보고 나오는 맘속에선 많은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적어도 김일성 목 따기 위한 만들어진
그 부대의 실상과
이름없이 죽어간 그 부대원들의 피비린내나고
진흙탕속을 헤매고 몽둥이에 찜질을 당하는 그 뼈가 부서지는 아픔과
주민등록도 말소된 벌레만도 못한 인간들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 있을거란
기대는..사실 너무 컸을지 모른다
어쩜..영화가 너무 인간적이었던 탓도 있는것 같고
흥행을 생각을 하셨는지(흥행을 생각 안할 순 없겠지만..)
곳곳의 픽션같은 상황은
설경구나 그 부대원들의 북한으로 가게 해 달라는 울부짖음을
허탈하게 만들뿐 아픔을 함께 하지 못한채 나는 그저 구경꾼이 될 수 밖에 없는
묘한 괴로움을 느꼈다
영화야 어쨌던간에 이 이야기는 사실의 껍질속에 있기 때문이다
영화가 실제사건의 껍질속에서 살아움직이지 못하고
겉돌고 있는듯한 느낌이 드는건
어쩜 진솔한 상황을 알기 힘들었을지도 모르고
아님...상상의 한계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님 첨부터 그저 특이한 소재로 재미있게 만들어보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잘 정리된 스토리와 감정표현보다는
질퍽거리는 역사와 그 상황속에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함께 하고 싶었고
저 사람들도...나처럼...자기 자신이란 존재를 가지고 있었을텐데
얼마나 고통스럽고 억울하게 훈련되고 끝내 어떤 맘으로 수류탄을 가슴에 묻었을까?
한번쯤은 정말....정말...느껴보고 싶었다
잘 만들어진 영화....좋은 영화는...흥행이 될 수도 있고...안될 수도 있다
그것은 관객의 몫이다
감독이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는 배우나 관객이 되지 않고
한번쯤은 이런 소재에서 그 만한 능력이 있는 감독과 배우들이 모여서
관객의 몫으로 판단을 돌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뼈져리게 진실을 파고 들어서 관객이 좀 불편해도
그 얘기를 알 수 있게는 해야되지 않는가?
나에게는 그렇지 않아도 어렴풋하기만 사실적 얘기를
이제 정말 픽션처럼만 느껴지게 만든 감독은
적어도 나에겐 잘못했다고 반성해야할 듯 하다
얼굴도 모르는 그 실미도의 부대원들에게 애잔한 맘을 보내고
감독님에겐 아쉬움을 보낸다
실미도는....재미있는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너무나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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