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를 보기 하루 전, 반지의 제왕을 봤다.
재미있었다. 감동적이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그러나 감상평을 쓰고 싶은 마음이 동하지 않았던 것은 왜일까.
그리고 오늘, 실미도를 봤다.
재미있었다. 감동적이었다. 기대 이상이었다.
그리고 감상평을 쓰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글 하나..일 뿐일지라도,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실미도를 봐야겠다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배우들의 열연. 안성기, 설경구, 정재영, 임원희, 강신일, 강성진, 김강우, 허준호, 그리고 이들을 포함한 모든 실미도 출연진들. 대단한 배우들. 영화 실미도를 빛내는, 원동력들.
가슴을 찢어죽이려는 듯한 이야기들. 어머니, 복수, 동지애, 실미도.
남녀 불문하고 보는 내내 한숨을 쉬게 만드는 영화를 구성하는 화면, 음악들.
실미도를 보아야 할 이유들이다. 어쨌든 영화를 보고 나온 후의 느낌. 그 것을 공유하고 싶었다.
실미도 사건을 흥행으로 연결시키려는 강우석 감독의 몸부림..이라는 식의 글을 몇 번인가..본 것 같다..
내 영화 보는 눈, 아직 어리다. 그러나 알고 있다. 영화를 보고 나오던 관객들의 표정을.
어두운 얼굴. 다른 영화에 비해 조용한 퇴실. 대중을 위해, 우리를 위해 만든 영화다.
신파든 감동이든, 어쨌든 관객들의 마음을 동할 영화. 평론가를 위해 만든 영화가 아니라는 말이다.
실미도의 연출은 투박하다. 익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는 요소들이다.
사실 아쉽다. 그 돈이면,그 세트면 더 멋있는 영상미..한번쯤 보여줘도 될 것 같은데..
그러나 그 맛을 무시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감독이 연출비를 아끼려 더 세련된 장면, 더 멋진 장면을 넣지 않았겠는가.
실미도와 반지의 제왕을 구분할 줄 아는 눈. 그것을 믿지 않았을까. 하면서 스스로 위로중이다-_-;;;
아니 뭐 , 굳이 구분을 안해도 되겠지. 어쨌든, 이 영화는 관객을 위한 영화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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