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모국어는 분명 한글이다..그러나 요즘 한글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의 혜택을 선사하면서도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영어열풍..어린 꼬마부터 나이 먹은 어른들까지..모두가 자신의 혀를 얼만큼 더 우아하게 굴릴 수 있는가에 고민하는 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실이다..오죽하면 강남의 졸부들은 남아도는 돈으로 자식의 혀를 살짝 째서 잉글리쉬를 잉굴뤼쉬~~로 만들려고 노력하겠는가..그만큼 오늘날 우리 사회의 성공 척도에서 영어가 나름대로의 중요한 기준의 정점에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어찌되었건 그러한 추세를 지켜보기만 하기에는 아쉬운지 이러한 모습을 스크린안으로 살며시 끌어들인 영화가 등장했으니..제목부터가 영어완전정복이라는 영어학원의 홍보종이에나 커다랗게 적혀있을 법한 문구의 영화라..나름대로의 궁금증이 안 생길리가 없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우리사회에서 럭셔리한 언어로써 군림해 나가는 영어에 치이는 인물들의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바탕에 깐 그럭저럭한 로맨틱코메디물이라고나 할 수 있을까..
어찌되었건 눈속임이든 화사한 벽지이건 이 영화는 나름대로의 훼이크를 사용하여 관객들이 지니고 있던 궁금증의 모태로부터 은근슬쩍 비껴나가는 형세를 취하고 있다..
영어에 치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불쌍한 백성들의 모습을 살짝 부각시킴으로써 다른 영화와의 은근한 차별성으로 포장한뒤 점점 어느 다른 요즘 코메디 영화와는 그다지 다를 것 없는 식상한 웃음으로 되돌아감이 조금은 안타까운 씁쓸함으로 되돌아온다..
최근 들어서 또다시 불고 있는 국내 영화계의 코메디 바람이 예전과 같이 조폭들만의 세계를 희화화시킨 닮고 닮은 소재에서의 탈피는 바람직하나 좀 더 깊은 웃음을 선사하지 못하는 애드립성 코메디물의 범람은 조금 우려스럽다..
요즘은 배우들 망가지는 게 붐인지 여기서 저기서 너도 나도 망가지는 추세다..이 영화에서도 그렇다..특히나 이나영은 상당히 무너지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김성수 감독의 영화란 점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의문이었다..비트..태양은 없다..무사..무언가 남성적인 거칠고 둔탁한 느낌의 영화에서 벗어나 화사한 코메디류의 영화를 그가 찍었다니..어찌되었건 나름대로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역시나 그렇게 어울리지 못하고 어중간한 모양새를 지녔다는 건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늘도 어디선가 혀를 굴리며 세계화 시대에 발 맞추고 있을 불쌍한 대한민국 백성들에게 진한 호기심으로 다가올 영화다..다만 그러한 호기심을 만들어낸 건 그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영어에 눌려서 살아야 하는 억한 심정이 강하지 않았을까..이영화가 단순히 재미있는 로맨틱 코메디로 얼버무려진 건 그 호기심에 충족해주지 못하는 아쉬운 형세일 따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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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나와는 다른 의견의 글이지만, 뭔가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