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트에 가입한 후 몇년(?)만에 처음으로 시사회에 당첨이 되어 뛸 듯이 기뻤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이고, 괜찮은 주연배우들과 유명한 감독이 만든 영화라니...!!
같이 본 친구는 좋아하는 배우인 조지 클루니가 출연하고 코엔 감독의 영화를 재밌게 본터라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았지만, 나는...
요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이 늘 그렇고 그런 내용과 작품성을 많이 보여 줬기 때문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보았다.
어느 한 남자(제프리 러쉬)가 부인의 불륜을 눈치채면서 일어나는 일들로 영화는 시작된다.
오프닝에서 보여주듯이 이 영화는 결혼과 이혼, 그리고 변호사와 위자료에 관한 얘기로 대부분 이루어진다.
그 속에 사랑이 있느냐 없느냐 아니, 있었느냐 없었느냐는 극의 후반부에 위자료를 타 내기 위한 연기로 보여질 뿐...
매럴린(캐서린 제타 존스)이 왜 그렇게 위자료를 노리는 여자가 되었는지, 마일즈 매시(조지 클루니)는 왜 그렇게 사랑도 없이 일과 성공에만 매달리게 되었는지...
어떠한 귀띔조차도 해 주지 않아서 등장인물의 심리에 대한 이해의 폭이 상당이 얕고 좁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에게 쉽게 동화되지 않았으며, 배우들의 캐릭터에 빠져 들게 되지 않고 그냥 그 배우를 보게 되는 것 같았다.
코엔 형제 나름의 독특함을 느끼게 하는 내용과 등장인물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지만 그것이 극의 흐름과 재미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은 듯하다.
영화 중간중간 폭소를 자아내는 부분이 있었음에도,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음에도, 행복한 즐거움이 느껴지기 보다는 웬지 뭔가 석연치 않는 씁쓸함(?)이 느껴졌다.
그 배역에 몰입되지 않은 듯한 캐서린 제타 존스의 연기 또한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현실의 남편과 아이들을 너무 의식했던 걸까...?)
사랑에 빠져 키스하는 장면에서도 몸을 사리는 건지(?) 정말 어설프게 하는데다가 감정도 실리지 않아서 매럴린이 마일즈 매시를 사랑하는 것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단지 그녀가 더 예뻐지고 젊어졌다는 느낌만이 강하게 들 뿐이었다.
마스크 오브 조로에서의 그녀의 멋진 외모와 함께 빛나던 카리스마 있는 연기가 너무나 그립게 느껴졌다.
'참을 수 없는 사랑'이란 제목을 붙이기엔 그 사랑이 너무나 미약하게 녹아져 있는 영화다..
차라리 원제에서 처럼 '참을 수 없는 잔인함'(Intolerable Cruelty)이라고 했다면
사랑에 대한 기대없이 그냥, 서로를 속이고 속는 그 코믹터치의 장면들을 그냥 가벼운 웃음만으로 넘기며
(그러나 역시 캐서린 제타 존스의 몰입되지 않은 연기를 씹으며..^^*)
조금은 색다른 로맨틱 코미디라고 여기며 돌아 올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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