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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bong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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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27 오후 11:1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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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 마누라 2" - 1편의 성공에 돌아온 전설이란 너무나도 화려한 타이틀의 시작이 배신감과 화로 물들어지는 이유는 너무나도 극명해 보인다.
'영화는 관객이 만들어간다' 라는 말은 잘 만들어지던 그렇지 않던 속속들이 만들어지는 속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전편의 큰 흥행으로 인해 관객들의 후편에 대한 기대심리와 요구에 부응하여 여지없이 2편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만들어진다. 하지만 1편의 흥행으로 인해 안이한 생각으로 만들어진 2편들은 그다지 세상의 밝은 빛을 보진 못했다.
우리는 2년 전 '조폭 마누라' 라는 영화를 만났다. 여느 영화와는 달리 조폭 세계를 다룬 영화에서 우두머리는 여성으로 낙찰이 되었고, 그에 신은경이란 배우를 일약 최고의 흥행배우의 길로 인도하게 된다. 많은 호평과 혹평이 엇갈리는 영화였지만, 볼거리 하나 만큼은 풍성했던 영화였고, 또한 그 풍성한 볼거리가 관객을 극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조건이 되었다. 결국 이와 같은 조건들은 전혀 연결이 되지 않을 것 같던 조폭 마누라에 '돌아온 전설' 이란 만들지 말았어야 할 속편을 양산해 내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돌아온 전설' 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조폭 마누라 2편은 어떤 방향으로 영화가 나갈지는 부제만으로 대충 짐작이 갔다. 그리고 그 짐작은 거의 맞아떨어지는 수준에서 형성이 되었다. 다만 전편에서 후편에 대한 짐작을 하지 않았기에 2편을 만들기는 분명히 어려운 점이 많았으리라 여겨진다.
영화는 화려한 액션으로 역시 조폭 마누라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잠시 뿐이다. 2편을 만들기에 선택한 것은 기억상실이라는 너무나도 단순한 소재였다. 결투에서 당한 부상, 그리고 기억상실. 이는 조금은 어이없고 황당한 선택으로 보여 졌지만, 그래도 조폭 마누라인데 라는 여념으로 지루함을 달래고 있었다. 이러한 지루함을 눈치 챘던지, 영화는 기억을 찾기 위한 신은경의 코믹스러운 행동으로 만회를 노리고 있으나 참으로 힘든 싸움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드라마적인 요소가 너무나도 길게 연장되면서, 왜 코믹과 드라마 모두를 놓쳐버린 내용을 길게 끌고 갔는지에 대한 궁금증만 배가되었다.
또한 은행 강도를 잡고 그것 때문에 상권을 지키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전편의 대립 인물이었던 백상어(장세진)와의 만남을 시도하면서, 전편에 차은진을 여자로 만들기 위해 도입된 여성이 후편에서도 기억상실의 차은진이 다시 가위파로 복귀하게 되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설정을 한다. 조금은 억지스럽고, 개연성 없이 이끌어 가는 큰 줄기에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투자했으며, 과정에 있어서 풍성한 볼거리 또한 전편만큼 보여주지 못했다.
조폭 마누라는 주변 상황에서도 많은 부족함을 드러낸다. 전편에서 보여주었던 웃음거리는 다 소멸되고, 어긋난 방향의 답습은 오히려 짜증을 전가시켰다. 전편에서 조폭의 우두머리인 신은경이 언니를 위해 여자가 되는 과정의 선택이 큰 코믹의 한 줄기였다면, 2편에서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신은경이 기억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한 줄기로 선택이 되었다. 둘 다 평범하고 고루한 선택이었지만, 전편에서는 신은경과 함께 주변 인물들이 이끌어 가는 여자 만들기에 대한 상황 설정이 호응을 얻은 반면에 이번에는 아무래도 호응을 얻기란 힘들어 보인다. 또한 '돌아온 전설'에서는 전편의 박상면과 같이 박준규라는 인물을 세워 호응을 꾀하려 했으나, 연기력, 인지도는 고려하지 않더라도 영화 속에서 주어지는 상황과 내용은 박상면이 왜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만 증폭시킬 뿐이었다.
모두 따로 움직이는 영화속 내용들도 참 참기 힘든 부분이었다. 전편에서는 여성이 되는 과정의 코믹과 화려한 액션이 어우러져 동시에 보여줌으로 웃음과 볼거리를 동시에 선사했고, 이는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얻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부활된 전설에서 보이는 것들은 코믹과 액션을 따로 분리해서 진행을 시키는 착오를 범하고 만다. 결국 기억을 되찾는 과정과 가위파 우두머리로서의 차은진(신은경)의 액션은 분리가 된 상태에서 흘러가게 되고, 이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선의 분산을 초래한다.
수많은 후편들을 보면 전편과 많은 연관성을 두고 시작을 한다. 그리고 보는 사람 또한 전편을 생각하면서 후편을 맞이하게 된다. '돌아온 전설'이란 조폭 마누라의 후편은 전편과는 많이 동떨어져 보인다. 이는 내용뿐만 아니라 인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도전과 노력으로 보일 수 있으나, 새로운 인물과 색다른 내용으로의 방향을 시도한 후편에 배신감이 드는 이유는 전편의 큰 줄기를 등한시한 결과이다. 더구나 후편에서 간헐적으로 보이는 전편의 답습은 핵심 줄기가 아닌 곁가지만을 꺾어서 오는 실수까지 범하고 있다.
'돌아온 전설'은 어디서부터 어그러진 걸까? 전편의 인기에 편승하게 위해 성급하게 무임승차를 한 것은 아닐까? 너무 볼거리가 없는 영화를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하다는 것으로 이해시키려는 것일까? 또한 왜 후편은 전편과 동떨어져 보이게 한 걸까? 영화를 보는 내내 아쉬움으로 이런 생각들이 떠나지 않았다. 시력을 잃은 뻔한 사고를 당하면서도 돌아온 전설을 살리기 위한 신은경의 노력만이 안타까울 뿐이다.
자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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