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4번 피고인 이신영 (이미연).
그녀는 남편 살해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자신을 위한 모든 변호를 거부, 죽음을 기다립니다.
변호사 서준하 (박신양)... 그는 한마디로 괴짜입니다.
양복에 운동화, 그리고 싸움질까지... 변호사라고는 할 수 없는 그의 모습이 왜 이렇게 멋지게 보이는지...
비록 그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지만... ^^a
아무튼 그가 출세길이 보장된 해외연수를 기다리는 동안, 이신영의 항소심 국선변호를 맡게 됩니다.
여느 피고인과는 다른 신영의 태도... 그리고 그녀의 차가운 눈빛을 잊지 못해 그는 그녀를 변호하게 됩니다.
항소심 첫 재판 날... 재판을 받던 중 갑자기 재판을 거부하는 이신영.
재판은 중지되고, 이신영은 독방에 감금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자살 기도...
준하는 뭔가를 느끼고, 그녀를 위해 그녀의 모든 사건 파일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맡고 있던 모든 사건을 중단하고, 심지어 그토록 원했던 해외연수까지 포기하면서... ^^;
이신영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준하... 자신을 위해 그토록 애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죽고 싶어하던 신영의 마음은 조금씩 흔들립니다. 준하의 노력으로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며 항소심은 무죄 판결이 나고, 그녀는 풀려납니다.
그리고, 그들은 처음으로 변호사와 피고인이 아닌 남자와 여자로 교도소 밖에서 만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났지만, 그들의 짧지만 기분 좋은 단 둘만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그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인디안 썸머(Indiansummer)... 늦가을에 문득 찾아오는 짧은 여름날을 뜻한다는 제목처럼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보여줍니다. 이신영... 그녀에게 있어서... ^^;
이 영화는 아시는 바와 같이, 사형수와 변호사... 서로 이뤄질 수 없는 관계의 두 사람의 사랑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이뤄질 수 없는 두 남녀의 뜨거운(?) 사랑과 차가운 법정 공방... 서로 상반된 느낌을 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든 영화 [인디안 썸머]...
하지만, 감독의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영화는 그 두가지 느낌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합니다.
오히려 어정쩡하게 표현해 관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킵니다.
그 덕에 관객들은 주인공 신영과 준하의 관계가 어째서 사랑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관객들도 그들의 애절한 마음에 공감할 수 없습니다.
그녀를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신념이던 법까지 위반하려는 준하의 모습에서도 그렇기는 하지만... ^^a
특히, 서로 문을 사이에 두고 애절하게 문을 열어달라 소리치는 준하의 모습과 문 뒤에서 마냥 눈물을 흘리고 있는 신영...
이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슬프고 애절해야 할 그 장면에서... 배우들이 표현하는 그 감정을... 그 애절함을 느낄 수 없다면... 쩝.
관객들은 그들의 마음을 느끼지 못하고 마냥 눈물을 보이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황당해 합니다. 머리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가슴으로는... ^^;
거기에 영화는 카메라의 잦은 이동과 클로즈 업... 그리고 편집의 미숙등 여러가지로 관객들이 영화에 빠져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혼자 따로 노는 음악... 아무리 음악이 좋고,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참여를 했다고 해도, 영화와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면... 더구나 상황과 맞지 않은 음악의 선곡은 관객들의 짜증을 부채질하더군요. ㅠㅠ
그래도 장용, 최상학이라는 두 조연의 감초 역할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기분 좋게 했습니다.
그다지 비중이 있는 역할은 아니었지만,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를 잘 조율해 주었습니다.
아무튼 기대치가 컸던 영화인만큼 그 실망감도 상당했습니다.
그만큼 여러모로 아쉬웠던 점이 많았다는 것이겠죠? 좀 더 좋은 영화가 나올수도 있었을 거 같았는데... 쩝.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지만, 그것을 영상으로 잘 살리지 못한 게 한(恨)이 되는 영화였습니다.
더구나 결말의 작위적인 느낌... 사형이라는 법정 최고형을 꼭 그녀에게 구형을 해야 했는지... 비극적인 결말을 위해 그렇게 한 거 같은데... 너무나 아쉬운 결말이었습니다. ^^a 이 영화는 ★★★★★ 만점에 ★★☆ 입니다.
(2001.04.30. 오후 8시 50분, 시네하우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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