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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난 가족]신나게 바람내고픈 영화!

바람난 가족

julialove

2003-07-25 오후 12: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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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의도적인지,혹은 만들고 보니 문제작이 되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임상수 감독의 작품은 언제나 관객들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데뷔작에서는 세 처녀들의 솔직하다 못해 끈적하기까지 한 성담론을 보여 주더니 2번째 작품에서는 가출 청소년들의 충격적이게 솔직한 영상을 담아 보여 주었다.그리고 3년만에 선보인 신작 [바람난 가족]은 역시나 임상수 감독다운 솔직함과 사회성 짙은 메세지들로 관객들을 기분 좋은 혼란에 빠지게 만든다.그리고 벌써부터 해외 평론가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으며 그 작품성까지 인정 받고 있음은 물론 문소리,황정민 이라는 연기 잘하는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져 영화 [바람난 가족]은 일찌감치 영화팬들을 설레이게끔 한다.그리고 매 작품마다 독특한 포스터를 선보인 임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 [바람난 가족] 또한 가릴곳만 아슬하게 가린,혹은 속옷이 그대로 내비치는 배우들의 포스터를 선보이며 길가던 사람들의 시선을 한번쯤 붙잡아 두기도 한다.모르는 사람들에겐 야하고, 솔직하기만 한 영화라고 생각이 들겠지만 [바람난 가족]은 그와는 다른 메세지와 감정이 들어있는 영화이다.

겉보기엔 평범한듯 보이는 한 가정이 있다.세련된 시어머니와 깔끔하고 능력있는 변호사 남편,겅강하고 활기찬 가정주부 아내,그리고 입양아지만 밝고 명랑한 속깊은 아들까지 남부러울것 없는 이 가정은 알고보면 너무도 이중적이고 발칙한 바람난 가족이다.알코올 중독으로 죽을날만 기다리는 남편은 제껴두고 다른 남자와 바람나서 남편은 나몰라라 하는 시어머니,나이 어린 여자와 바람나서 가정은 의무적으로만 들어오고 나가는 남편 주영작,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잠시 일탈을 시도하는 아내 은호정까지 제목 그대로 이 집안 식구들은 제각기 바람난 상태이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평범하고 별다를것 없는 캐릭터들을 통해 이중적이면서 진지한 인간상들을 보여준다.각기 다른 이유와 주변 환경으로 나름대로의 타당성을 보여주며 외도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는 그냥 나쁘다고만 치부할 수 없는 뭔가 깊은 메세지를 준다.술로 지새우다 결국 간암에 걸려 죽어가는 남편 탓에 15년동안 여자임을 잊고 살아야 했던 시어머니는 이제서야 다른 남자를 통해 삶의 활력을 느낀다.또한 나름대로 능력있고 정의로운 변호사임을 내세우는 남편은 비록 나이 어린 여자와 바람이 났을지라도 아내와 입양된 아들에겐 평범한 남편과 아버지가 되어 준다.그리고 엄마로서,아내로서,며느리로서 부족함 없는 은호정 또한 지루한 일상과 재미없는 남편에서 벗어나 조금은 색다르고 신선한 일탈을 느끼고 있는 중인 것이다.이렇게 임상수 감독은 조용하고 특별할것 없는 전개 속에서 캐릭터의 성격을 너무도 깔끔하고 자연스럽게 보여준다.그리고 임상수 감독은 평범하고 느릿한 전개 속에서도 솔직하고도 충격적인 사건들로 관객들의 심리와 마음까지 뒤흔드는 노련미까지 보여준다.주영작과 그의 어머니,그리고 아내 은호정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은 아픔과 그를 통한 슬픔을 일탈과 섹스를 통해 보여주고,그로 인해 파국에 치닫는 한 가정의 모습을 관객들로 하여금 삐뚤어진 시선이 아닌 연민과 이해로써 다가가도록 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바람난 가족] 속 가족들의 모습이다.

영화 [바람난 가족]은 일찌감치 인정 받은 임상수 감독의 탁월한 연출력과 베테랑급 배우들의 호연이 완벽하게 조화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자칫 난잡스럽고 외설적으로 변모될수 있는 소재를 임상수 감독만의 솔직한 접근과 자연스러운 터치로써 부드럽게 감싸주고,그 속에서도 사회성 짙은 비판과 풍자를 잊지 않는 임상수 감독만의 실력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이미 [처녀들의 저녁식사]나 [눈물]같은 전작들로 문제작이 될만큼 솔직하고 충격적인 메세지 전달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 임상수 감독이기에 [바람난 가족]은 더욱 자연스럽고 현실적인 모습으로 강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또한 무엇보다 [바람난 가족]에서 돋보이는 것은 바로 배우들의 연기이다.전 출연자들의 호연은 영화를 더욱 솔직하고 리얼하게 해준다.몇안되는 작품들을 통해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 받은 황정민과 문소리의 연기는 단연 [바람난 가족]을 빛내준다.이중적인 변호사의 모습처럼 현실에서도 가정과 외도를 오가는 이중적인 남자 주영작을 연기한 황정민은 무표정한 얼굴과 무뚝뚝한 말투로 캐릭터를 깔끔하게 소화해내고 있다.[로드무비]를 통해 좋은 연기를 보여준 황정민은 [바람난 가족]에서도 역시나 눈을 뗄수 없게 하는 감정연기와 자연스러운 표정연기를 보여준다.그리고 주영작의 바람난 아내 은호정을 연기한 문소리의 연기는 다시 한번 그녀의 연기력에 감탄사를 외치게끔 해준다.고딩과 바람난 주부의 심리와 가정과 자아 속에서 혼란하는 여자의 미묘한 심리를 파격적인 노출연기와 실감나는 연기로써 관객들을 몰입하게 해준다.[오아이스]를 통해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문소리라는 이름값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다시금 문소리 라는 배우에 대해 놀라게 해준다.문소리와 황정민 못지않게 영화 속에서 호연을 보여주며 영화의 무게를 한층 더해준 윤여정과 김인문,성지루,봉태규 같은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 속 다소 진지한 스토리에서 실소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이처럼 [바람난 가족]은 베테랑 감독과 배우들이 보여주는 호흡을 통해 깔끔하게 꾸며진 영화인 것이다.

제작초부터 나름대로 시련도 많았고,제작 중에도 많은 논란과 화제를 모았던 영화이기에 [바람난 가족]은 조용히 관객들에게 나타났음에도 큰 메세지로 와닿는다.그리고 뚜껑이 열린 속 내용 또한 상당히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영화 [바람난 가족]은 겉으로는 너무도 평범하고 딱딱한 영화이지만 확실한 메세지와 솔직담백한 전개가 너무도 매력적인 그런 영화이다.그리고 임상수 감독의 연출력과 배우 문소리와 황정민,그리고 많은 연기자들의 호연은 영화팬들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을 것이다.솔직히 말해 [바람난 가족]은 단순하고 가벼운 웃음을 주는 영화도 아니다.그렇다고 눈에 띄는 인기배우들을 기용한 홍보용 영화도 아니다.그래도 [바람난 가족]이 매력적인 것은 배우와 감독의 잘 빚어낸 영화이기 때문이다.이렇게 영화 [바람난 가족]은 단순하고 시끌적적한 여름 영화들 속에서도 강렬하고 깔끔하게 다가오는 한국영화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