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기다리고 기다리던 차태현, 손예진, 유동근의 영화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보았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코미디와 감동의 적절한 짬뽕같은 영화라구요. 하지만 흥행공식에 너무나 치중해서인지 가끔씩은 계산된 연출이 보여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배우들의 연기까지 흥행공식에 따르지는 않은 것 같네요. 매번 선보이는 오버성 연기와 에피소드의 연속은 아니라는 거지요. 특히 세 배우의 연기는 요즘에 흥행하는 오버성 연기들의 극치가 아니라 적절히 절제된 연기라서 더욱더 메릿트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영화평은 차태현, 손예진, 유동근 이 세 주연배우의 연기평으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차태현의 그 재치있는 순발력 연기와 유동근의 코믹연기가 기억에 남는군요. 특히 차태현은 <엽기적인 그녀>의 캐릭터와는 또다른 면에서... 음 그러니까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차태현은 한없이 순수하면서도 여린 귀염둥이의 모습이었다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서는 단순무식하면서도 과격한 하지만 일편단심의 청년 역할을 훌륭히 소화한 것 같습니다. 손예진을 향한 무모하리만치 달려드는 차태현의 모습이 때론 안타깝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유동근의 코믹연기는 역시 <가문의 영광>이 왜 흥행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었습니다. 연륜이 묻어나는 그의 연기는 특히 후반부(?)에 눈물이 찡하게 할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코미디와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우리나라에 몇 사람이나 있을까 생각되더군요.
손예진은 연기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녀의 미모 특히 수영복씬에서의 몸매는 연기를 압도하고 남음이 있었습니다. 때론 <클래식>때의 캐릭터가 겹쳐보이기도 했지만 전반부에서의 그녀의 상큼한 모습은 앞으로 제2의 심은하의 첫번째 후보로서 손색이 없을 듯 합니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내용 자체가 요즘의 인스턴트식 사랑과는 먼 부분이 있습니다. 아마도 이 부분이 저같은 일반관객의 눈에 거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는 공식을 깨부수는 한 남자의 순수한 사랑이 오히려 더 살갑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영화 점유율 50%를 맞이하고 있는 이 시점에 헐리우드 영화와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작품으로 전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추천하겠습니다. 그러나 큰 기대를 갖으면 실망도 큰 법, 편안하게 영화를 즐기자는 목적으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를 대할 때 재미가 더 클 것 같습니다. 암튼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홧팅임다.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