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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 헵번 영화 중에 뮤지컬 영화인 [마이 페어 레이디]라는 영화 를 보셨나요? 음성학의 권위자 히긴스 교수는 친구와 말싸움 끝에 A를 ‘에이’가 아니라 ‘아이’로 엉망진창 발음을 하는 일라이자를 훌륭한 상류층 영어를 구사하게 만드는 내기를 하게 됩니다. 필살의 교육 끝에 일라이자는 양가집 규수로 새로이 태어나게 됩니다. 하지 만, 그게 전부일까요? [미스 에이전트]를 보면서 전 자꾸만 [마이 페어 레이디]가 생각나더군요.
그레이스 하트 그녀는 FBI 요원입니다. 그러나, 그녀 주변에 그럴듯 한 여자동료는 하나도 안 보이고, 순전히 남자들... 그것도 자기 잘 난 맛에 그레이스를 무슨 사환 정도로 보는 동료 밖에 없죠. 사실 제가 보기에도 그녀는 조금(--?) 심한 수준이었죠. 인간적으로 말입 니다. 머리는 빗질이 안 될정도로 엉망이고, 과격하기 이를 때 없 고, 인간관계도 별로고.... 이런 면에 여자라는 조건은 그런 약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 것입니다. 같은 여자가 보면서도 “무 슨 여자가...--;;;”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건 저 역시 이미 이 세상 에 익숙해져 있다는 뜻이겠죠. 아무리 폭탄 테러를 막기 위해서라지 만 이런 그레이스를 미스 U.S. 대회에 되도록 오래 남아 있도록 상 위권에 입상시킬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건 빅터에게 있어서 한계에 도전하는 독한 마음이 필요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단순히 외모 면에서만 그녀에게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 안합니다. 사 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기 위해서는 고슴도치같이 날카로운 가시를 세워야만 한다는 건 슬픈 일입니다. 그녀가 FBI라 는 직업을 택한 것도 어쩌면 사람과의 관계를 한정지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선의 직업이었기 때문이었겠죠. 그러나, 그런 삶은 결코 인생이 아닙니다. 사람과의 부딪힘을 이겨내고 그 속에서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해야 하는 걸 깨달은 그레이스가 마 지막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의 고마움을 표현하는 장면은 어쩌면 이 영화가 진정으로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 도 모르겠습니다. 예쁜 외모보다도 마음을 열고 밝게 웃을 수 있는 당당한 미소가 진정 중요한 것임을요.
[미스 에이전트]는 정말 산드라 블록에 의한, 산드라 블록을 위한, 산드라 블록의~~ 영화였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은 산드라 블록에 있어서 [스피드]이후로 가장 영화다운 영화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 단 이틀 만에 그 수준까지 업그레이드 시키는 걸 보고 옆에 어떤 남자는 그러더군요. “허~ 무서운 화장빨, 조명빨이야...-_-;;” 뭐.. 다들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라는 좋은 표현으로 무마시키려 고 하지만.... 이 역할을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미스 에이전트]는 지금이랑 전혀 다른 영화가 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영화 속 에는 여러모로 거스릴 만한 구석이 많았거든요. 특히 여성에 대한 묘사나 동성애자에 대한 냉소...--+++ 제가 그런 점을 가볍게 넘겨 버리고 영화를 즐겁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산드라 블록의 그레이스 요원 때문이었습니다.
[마이 페어 레이디]의 일라이자나 [미스 에이전트]의 그레이스의 주 변 사람들은 달라진 말투나 화사해진 외모에만 신경을 쓸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들의 진정한 변화를 곧 깨닫게 되겠죠. 이제 마음의 갑 옷을 벗은 그레이스는 어쩌면 그렇게 변할 걸 후회할 정도로 상처받 을 일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상처를 이겨내는 자기 자 신을 전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할 거라는 것 믿어 의심치 않습니 다. 만약 회사 또는 주변 사람들 때문에 무척이나 열 받고 울적한 하루셨다면, 혼자 극장에 가서 [미스 에이전트]를 보세요. 한참 웃 고 나면 그런 것쯤은 가뿐히 넘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힘을 얻어 서 집에 오실 수 있으실 겁니다. 적어도... 전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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