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2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있는데 정확한 것은 최종편이 나와봐야 알 것 같고 '현실세계의 현실성'에 대한 제 추측은 이렇습니다.
두가지 가능성이 있죠. 시온으로 대표되는 '현실세계'가 실제로 현실일 가능성. 그리고 그 현실세계 마저도 '더 큰 매트릭스의 일부'일 가능성.
매트릭스2를 보고 나면 아무래도 뒤일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트리니티가 죽었다가 살아난다든지 네오가 기계들을 손으로 막아내는 장면... 하지만 그렇게 뻔한 스토리일까 하는 의문도 들긴 합니다만 하여간에 두가지로 생각해볼수 있죠.
먼저, 매트릭스라는 영화가 '토탈리콜'유형의 스토리일 가능성입니다. '토탈리콜'에서는 주인공인 아놀드슈워제네거가 가상현실속에서 활약하죠. 하지만 아놀드가 가상현실에서 만난 여자가 가상현실프로그램에서 제공하기 전부터 이미 아놀드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은 가상현실이 아니라 현실이다라는 추측이 있죠. 하지만 아놀드가 가상현실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전에 꿈속에서 만났던 그 여자를 가상현실프로그램에서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은 영화 전체가 가상현실임을 말해주죠.
이러한 구도일 경우 매트릭스에서의 현실세계(시온으로 대표되는) 역시 매트릭스가 됩니다. 왜냐하면 매트릭스에서는 초능력이라는 것은 사실 프로그램으로 인한 것이다라는 구도인데 오라클이 가지고 있는 예언능력(트리니티가 네오를 사랑할 것임)과 네오가 가지고 있는 예지능력(꿈에서 트리니티의 죽음을 봄)은 프로그램내부적인 초능력이 아니라 현실의 초능력이기 때문입니다. 매트릭스프로그램이 프로그램안에서야 벼라별 짓을 다 할수 있지만 프로그램외부에까지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죠.
예를 들어서 오라클은 트리니티가 네오를 사랑할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사람 마음을 어떻게 압니까? 만약 트리니티가 모피어스를 사랑하게 됐다면? 오라클은 뭐가 되죠?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가능합니까? 모피어스의 늠름한 모습에 트리니티가 그를 사랑하게 될 수도 있죠. 그럼 오라클은 이러겠죠... 클나따
이런 문제점들을 시온의 현실세계가 실제로 현실이라는 것을 유지한채로 해결한다면 이때 매트릭스는 '공각기동대'유형의 스토리입니다. 공각기동대(고스트인더쉘)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인공지능이 융합해버리는 상황이 나오죠. 그리고 이때 융합된 어떤 것은 인간의 정신도 아니고 인공지능도 아닌 전혀 새로운 것입니다. 이런 설정은 대단히 희한한 설정이죠. 하여간에 이런 경우라면 위에서 말한 예언능력과 예지능력은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합니다.
즉, 모피어스와 트리니티 등은 실제 외부세계에 있지만 프로그램을 들락날락하다보니 매트릭스자체와 그들의 정신에 융합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매트릭스를 들락날락할때 들어갈 때의 정신과 나올 때의 정신은 서로 다른 것이죠. 마치 공각기동대에서 인간정신과 인공지능이 융합되는 것 처럼요.
이렇다면 매트릭스는 모피어스와 트리니티, 네오 등이 매트릭스의 일부인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일부인 것과 마찬가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트리니티가 모피어스를 사랑할 것 같다면 담에 트리니티가 접속할 때 그의 정신에 개입해서 약간 수정을 해주면 되죠.
기계들이 네오 앞에서 맥을 못추고 쓰러진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두가지상황에서 모두 가능한 일이죠.
하지만 현실세계는 현실세계고 매트릭스는 매트릭스다라는 식이라면 아무래도 구태의연한 결론이 되겠죠. 마치 만화영화 등에서 사랑의 힘이면 모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일도 다 가능해진다라는 식으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