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매트릭스'는 SF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을 듣는 금세기 최고의 걸작이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갑자기 하늘에서 뚝딱 떨어진 시대를 앞서간 천재의 걸작인가 아니면 범인이 꾸준히 일군 공든탑인가하면, 나는 후자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매트릭스'의 근간을 이루는 갖가지 철학이나 사상들을 차치하고라도 기계문명의 극한에서 벌어질 인간에게의 경종을 우리는 작품은 그 이전에도 많았으니, 그 작품들을 잘 버무려 '매트릭스'에 가깝도록 만들어보자~~ ^___^
일단, 'A.I.'부터 보도록 하자. 스티븐 스필버그가 스탠리 큐브릭의 유지를 받들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고 그의 이름에 헌정한 작품 'A.I.'. 인공지능(Articial Inteligence)의 이니셜을 딴 A.I.는 미래에 이룩해낼수 있는 인공지능의 정점을 보여준다. 인류와 로봇은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고 인류가 하기 싫어하는 일들은 로봇이 대신 해주는 시대. 인간들은 아름다운 일만 하고, 로봇은 어두운 곳에서 자신의 쓸모를 다할 뿐이다. 그러다가 신제품이라도 나오거나 이용가치가 떨어지면 버려지고 만다. 로봇들을 모아 부숴버리는 쇼는 로봇들에게는 죽음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사형장이지만, 인간에게는 유희와 기계에의 우월감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는 장소임에 불과하다.
자~ 다음 '터미네이터' 이다. 이제 로봇들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더이상 당하고 있을수만은 없는 노릇. 추상적인 사상과 감성이 지배하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물질과 힘, 우월한 파괴능력이 지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간에게 농락당해 왔던 기계들은 월등한 생산능력과 인간보다 빠른 진보능력을 앞세워 지구의 패권을 차지하고 인류 말살에 들어간다. 인류는 지하 깊숙히( 시온과 같은..) 은신처를 마련한채, 기계의 눈을 피해 근근이 살아간다. 살아남은 인류의 지도자인 존코너를 제거하도록 과거로 보내진 터미네이터를 저지하기위해 그보다 구식인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따라 보내는것이 인류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유일한 일인것이다. (막연한 예언을 믿고 '그'를 찾아내서 매트릭스의 중심부인 '소스'로 보내고 결과를 기다리는 '매트릭스'의 나역한 인간들과 무엇이 다른가...)
자 이제 마지막으로 '다크시티' 이다. 앞에서 언급한 영화들과는 사뭇다른 느낌이지만, 이 영화를 '매트릭스'의 매트릭스의 가상현실 프로그램이라고 결부시켜 생각해보면 재밌어진다. (사실 '매트릭스'에서 보이는 건물세트의 상당수가 '다크시티'때 사용되었던 건물세트의 재활용이라고 하니 그 분위기라든지 스케일에서는 우선 비슷한 점이 많다고 할 수 있겠다.) '다크시티' 에서 '매트릭스'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인간들이 현실이라고 믿는것들은 전부 이방인들이 만들어낸 허구이자, 가상현실인 것이다. 매일밤 자정이 되면 사람들은 깊은 잠에 빠지고, '튜닝'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이방인들은 능력을 발휘하여 건물을 비롯한 사물을 조작하고, 인간들의 기억을 유린한다. 어제까지 가난뱅이였던 부부의 허름한 집이 대저택으로 변하고 그들은 우아하게 식탁에 앉아 졸고 있는 귀족이 된다. 어제까지 여관카운터를 보고 있던 아저씨가 자신은 수십년간 가판대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다고 말한다. 이렇듯 이방인들은 자신에게는 없는 상상력이라든지, 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를, 인류를 울타리 안에 가두고 통제하므로써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인공자궁안에 갇혀 죽을때까지 잠만자며 에너지를 빼앗기고 있는 '매트릭스'의 인류와 다를바가 없어보인다.)
하지만 '다크시티'에도 영웅이 있었으니, 그는 '머독'이었다. 그는 자정이 되어도 잠이 들지 않고, 이방인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조차 조작된것임을 깨닫게 되는데... 그는 인류에게는 없는 이방인들만의 초능력인 '튜닝'능력을 얻게되어, 이방인을 제압하고 '다크시티'를 인간들이 꿈꾸는 세상으로 만든다. (이는 '매트릭스 1편'에서 매트릭스의 문법을 깨달은 네오가 주먹을 불끈쥐고 하늘을 날아오르던 모습과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매트릭스'는 잘 만든 걸작임에는 분명하지만 기존에 있던 SF 영화들의 토대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다. 분명 감독인 워쇼스키 형제의 상상력은 빼어나지만, 'A.I.'를 구상한 스탠리 큐브릭이나, '터미네이터'를 만들어낸 제임스 카메룬에게는 한 수 접어주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___^
|
|
|
|
1
|
|
|
|
|
|
|
|
|
2003-05-28 오후 9:13:30
1030 
[3]
하나와 앨리스
히든페이스
되살아나는 목소리
폭풍우 치는 밤에
캐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