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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목]"잘했다고 칭찬해주자. 잘될꺼라고 격려해주자. 더잘하라고 채찍질해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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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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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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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5-28 오후 7:00: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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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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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가 가장 잘한 것은 생략 할 것과 노출할 것을 매우 객관적인(이것이 중요하다.) 입장에서 취하고 버렸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욕심부릴만한 감독의 고유영역. 즉, 영화적 미학에 대한 감독의 사적인 욕심이 포기된 순간, 그 자리에 꼭 알맞은 크기로 자리를 잡고 들어앉은 상업영화로서의 가시적인 성과가 이 영화를 구원한것이다. (백운학감독의 데뷔작이라는점이 주목할만하다.) 헐리웃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 노골적인 상업적 플롯(우린 늘 그것이 역겹다고 하면서도 늘 극장에 앉아 그들의 움직임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주시하곤 한다.)을 "제대로" 흉내낸 [튜브]의 끈질긴 생명력(나는 이것이 분명, 생명력이라는 단어를 부여받을만 하다고 생각한다.) 은 문득문득 등퇴장하는 조연들이 영화를 방훼하지 않게 만드는 최선책이었으며, 그간 한국의 블록버스터영화들이 사장되어 간 납골묘당에 다다르지 않기 위한 최선책이었으며, (코미디로만)기울어져만 가는 한국영화시장에서 튜브를 향해 쉽지 않게 쏟아진 수십억원의 제작비를 회수(나는 이것이 회수라는 단어가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분명히 회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하기 위한 최선책이었다.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는 음악과 스피디한 총격씬은 영화의 오프닝을 멋지게 장식한다.(그에 비해 오프닝 크레딧은 약간 촌스럽지만,) 인경(배두나)과 장형사(김석훈)의 러브스토리는 과정없이 시작되서 뮤직비디오의 빛바랜 장면으로 사연을 시작한다.(그것이 다다. 그래서 좋다. 그것이 더해야 한다고 그것이 책임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잘려진 장형사의 손가락은 슬픔을 드러낸다. 그들이 끝까지 대립해야 하는 이유는 플래쉬백으로 설명되고 그때부터, 관객은 그들의 싸움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끝까지 싸울것이며 서로를 응징할것이며 이상한 권력구조는 결코 변하지 않을것이며(통제실내의 이상한 권력구조) 무고한 희생자들은 지하철내에서나 밖에서나 여전히 희생자일뿐이다. 영화는 끊임없는 추격씬사이에 정확하게 그들의 "사연"을 드러낸다.(이것은 강박관념이지만, 필요하다. 튜브는 그것을 경이로울정도로 혼합해내진 못했지만, 썩 잘한편이다.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할수 있는 충분한 근거.)
그러나 영화는 그에 대한 대안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다. 강기택(박상민)에게 붙잡혀있던 시민들이 두려움에 휩싸여 있는 순간 상단에 설치된 지하철 전광판에는 모르스부호와 같은 구원의 메시지가 흐르고, 장형사의 결코 불이 붙을수 없는 담배의 사연은 슬픔으로 전해지고, 강기택의 잔인무도한 테러의 근본사유는 설득력있게 다가와서 관객을 몰입시킨다.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구조당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지하철 내부와 통제실을 오가며 "왜 이 싸움이 끝날 수 없는 싸움인가"에 대한 매우, 교묘한 대답을 찔러주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관객의 분노를 심하게 자극하지는 못했다는 점은 [튜브]에 남는 가장 큰 아쉬움이다. [튜브]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바로 "분노"라는 키워드다. 보통의 분노만으로 이러한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면 아마, 우리 모두는 이민을 위한 서류를 챙기기에 분주할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를 움직이는 이 커다란 "분노"는 극대화 될대로 극대화 되어 관객의 숨통을 죄이고 분노를 자극하고 의자에서 발을 동동구르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그러한 성공을 거두기에 [튜브]는 역량이 부족해보인다. 관객은, 강기택의 분노에도 완벽하게 가담할수 없으며 장형사의 분노에도 완벽하게 흡수될수 있으며 인경의 사랑에도 넘치게 빠져들 수 없다. 우리의 분노는 분노가 아닌 "즐거움"으로 바뀐다.
관객은 분노"해야 하는데 "잘만들었네!"라며 무릎을 치게 되며 재미있어 한다. 즉 관객의 분노는 상업영화의 장점에 완벽하게 휘둘려 어느 순간 그 판단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블록버스터의 재앙을 막기 위한 (위에서 언급한대로) 최선책으로 보여진다.(긍정적인 시각으로 볼 때.) 어쩌면 , (너무나 슬프게도) 관객은 더 이상 분노하길 원치 않으며 매니아층을 쌓길 원치 않으며, 스카라극장으로 내몰릴 영화들에 손들어줄만큼 시간이 (지금보다 점점 더 잔인해질지도 모른다.)많지 않으며, 모든 승부는 개봉 3일만에 판가름나기 때문일런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수십억원짜리 영화들을 내쫓아본 경력의 소유자들이며 , 헐리웃영화와의 끝없는 비교분석에 능한 평론가들이며, 대스타가 나오지 않는 영화들에 시큰둥해버린 매우 일반적인 대중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튜브의 최선책을 당신이 비난한다해도, 나는 당신과 논쟁하기를 원치 않는다. 그들의 피흘린 수고를 "논쟁"의 대상으로 결코 삼길 원칠 않으며, 결정적으로 나는 튜브를 경이로운 걸작으로 추앙할 생각은 없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이야기와 새롭지 않은 캐릭터와, 인물에 깊이 빠지기에는 조금 부족한 드라마, 그리고 분노를 자극하지 못한 결점이 결정적으로 많이 아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튜브]가 좋다. 제작진이 쏟아낸 땀냄새가 물씬 느껴져서 좋고(이것이 "헛"수고가 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엔딩의 결말이 좋고(충분한 설득력), 생략해나가고자 한 부분들에서 느껴지는 대단한(데뷔작인데!) 감독의 배보가 믿음직스러워 좋다. 배두나가 흥행배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고 , 권오중의 영화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할수 있어서 좋고, [살인의 추억]과 함께 [튜브]가 함께 힘을 모아 매트릭스2를 눌러줄 수 있을 것 같아서(이것이 비록, 소망일뿐이라 할지라도!) 좋고, 엔딩에서 가슴이 뜨겁게 달구어져서 좋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전 쓸쓸하게 뒤돌던 배두나의 뒷모습의 잔영을 잊을수 없어서 (그것은 이제 오늘로서 100일째를 맞이하는 대구지하철참사의 유가족들이 쏟아내던 피울음의 장면과 분명히 겹쳐졌다. 관객이 모두 나간후에도 나는 자리를 일어날수가 없을만큼 울었다.) 좋고, 박상민처럼 연륜있는 훌륭한 연기자가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이후 멋지게 제대로 된 대우를 받고 제대로 된 역할을 소름끼치도록 멋지게 소화해내주어서 좋고, 위대한 배우 손병호씨의 카리스마가 (이제서야!) 제대로 노출되서 좋고(감독에게 감사한다. 그는 지나치게 묻혀왔다. 그것이 이제까지, 그가 원한바였다고 할지라도!), 거부할수 없는 매력 임현식선생님의 신의 경지에 이른 연기 때문에 발을 구를수 있어서 좋았다. 당신이 지금까지 보아온 모든 영화들이 [튜브]에 담겨있다고 발길질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헐리웃영화의 재연 그이상이 아니라고 비난(그것은 비평이 아니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까지 어떠한 (우리)영화에서도 이만큼의 [재연]을 본적이 없으며 이만큼 감각적인 액션씬을 찍어낸 신예감독을 본 바가 없으며, 인경과 장형사의 손이 떨어져나갈 때 내가 이만큼 울리라고는 미쳐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모두가 생명의 구원을 받아 벅찬 감격으로 인터뷰를 하는 순간 허탈한 표정으로 눈물짓던 인경의 얼굴을 잊을수 없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구지하철참사를 결코 영원히, 잊을수 없을것이며 잊어서도 안된다. 비록, [튜브]가 완벽한 상업영화라 할지라도, 100일전의 참사를 예견하지 못하고 만들어진 진정 기막힌 우연의 [지하철참사]를 다룬 재난영화라 할지라도, 적어도 참사의 슬픔을 상업적인 용도로 [희화화]하진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튜브]에 손을 들어주겠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멋진 발판에 불과하다. 백운학의 가능성은 충분히 노출됬다. 그의 차기작인 [암스테르담 아이]가 멋지게 탄생되어지길 바란다. 언젠가 TV에서 본 박경림씨의 잊을수 없는 인터뷰내용이 떠올랐다.
"사람인데 마음먹으면 뭔들 못하겠어요. 사람인데."
이만큼 해냈으면 다음번엔 더 잘하겠지. 깊이는 더해지고 송곳은 조금더 뾰족해지겠지. 슬픔은 더해지고 진정성은 더욱 투박해지겠지. 볼거리는 더욱 풍부해지고 이야기는 더욱 단단해지겠지. 백운학을 비롯한 작품을 준비하고 있는 충무로의 모든감독들의 작품이 결코 헛되이 버려지지 않게 , 관객들은 열심히 영화를 보아 주고, 제작비는 원활하게 그들이 예술을 할수 있도록 돌아가길 바란다. 우리는 [튜브]도 좋지만 [튜브]그 이상도 언제나 환영이다. 충무로는 할수 있다. 관객이 스크린앞을 지켜줄수만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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