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눈목]"철학신호소멸, 대형사고직전에도 들어오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적신호에대하여," |
|
매트릭스 2: 리로디드 |
|
|
rose777
|
2003-05-23 오전 12:24:32 |
1052 |
[4] |
|
|
"철학신호소멸. 대형사고직전에도 들어오지 않는 이해할수 없는 적신호에 대하여."
"생체신호소멸"
트리니티가 생명의 위협을 받는 결정적 순간에 그녀의 운명을 종료하는 이 자막은 "철학신호소멸"로 바뀌어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가제가 되어야 마땅하다.
결과적으로 말하면(어떻게 보면 레볼루션이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라는 단어를 쓰는 것은 무리수 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분명 매트릭스2 리로디드를 3부작중 가운데 고리만으로 분리하여 개별적으로 논하고 또 분석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매트릭스2는 1편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난잡한 구성과 조악한 철학근성(키아누에게 철학 책을 읽히고 교수를 스튜디오에 초청해서 설전을 벌였다고 하나, 그것은 과정일 뿐 결과에 전혀 녹아나지 않았다.)으로 뒤범벅이 된, 오리무중형식의 4000만 달러(특수효과에 들어간 비용)짜리 만화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전형적인(결코, 새롭다고 할 순 없다.) 시온의 거대도시와 복제된 셀 수 없는 스미스, 새롭게 등장하는 예언자 오라클, 키메이커, 거대한 전함 느브갓네살등은 매트릭스3 레볼루션으로 가기 위해 차용된 도구들이다. 그러니까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완벽하게 비난받을 수도, 비교될 수도 없다. 왜냐하면 1편에 심취되었던(나를 포함한) 전 세계 매트릭스 매니아들의 기대를 완전히 져버린 리로디드는 3편 레볼루션으로 가기 위한 중요한 고리이며 1편에서 매트릭스의 세계로 발을 딛게 된 그들만의(이것이 매트릭스의 맹점이다. 시종일관 그들은 네오가 모두를 구원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에 완벽하게 동의할 수 없는 부분에서 발생하는 상실된 개연성 때문에 매트릭스는 리로디드에서 드디어 그 허점을 완벽하게 노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메시아(그들은 끊임없이 성서에 기댄 지루한 언급들을 한다. 물론 개연성은 없다. "언급"만이 있다.)네오가 트리니티와 완벽한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며, 수백명으로 복제된 스미스요원과 끊임없이 대결해야만 하는 트레이닝공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12시를 가리키는 시계의 클로즈업과 트리니티의 환상적인 액션으로 시작하는 리로디드는 분명, 지나치게 많은 내용을 압축하려다 실패한 것으로 보여진다.
네오가 만나는 예언자는 네오를 지칭하여 "불규칙성의 산물"이라며 일순간 "오류화"로 정의해버린다. 끊임없는 메시아로 추앙 받았던(그의 문 앞에 놓여진 온갖 제물들과 인간들.) 네오를 "불규칙성의 산물"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은 바로 이 영화의 가장 큰 맹점을 드러낸다. 그가 결국 구원하는 것은 그의 연인 트리니티의 생명(이부분은 영화에서 가장 조악한 최악의 장면이다. 이 장면보다, 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에서 병구의 멎었던 심장이 밟혀서 다시 박동하기 시작하는 부분이 백배쯤은 훌륭하다.)일뿐이다. 매트릭스의 수학구조상에서 불규칙성의 산물로 정의된 네오가 "인간적"인 측면에서 연인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과 , 매트릭스에 접근하지 말라는 네오의 간절한 부탁마저 저버리고 네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뛰어든 트리니티의 헌신적인 사랑이야기의 드라마 구조는 영화 전체의 플롯이 얼마나 조악하게 짜여졌는지를 여지없이 드러낸다.
크라이막스와 정점을 치닫는 순간에 보여준 두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바로 전에 보여주었던 믿을수 없는 환상적인 도로질주씬과 모피어스의 차절단 장면등의 모든 공로를 헛으로 무너뜨리는 상상력이 고갈된 결정적 지점이다.
물론, "인간적인" 아니 "인간"인 네오와 트리니티의 사랑의 감정이 리로디드에서 분명히 노출되고 그것이 이야기의 큰축을 끌고나간다는 설정은 어떻한 방법으로던지 간에 "네오"에게 인간적인 뉘앙스를 풍기며 완전하지 않은 모습의 메시아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차용하기에 적절한 방법이긴 하다. 그러나, 워쇼스키형제가 실수한 것은, "내임무가 뭔지 알고싶어"라고 말했던 이 모호한 순간, 자의와 관계없이(분명 이것은 자의와 관계없다.) 매트릭스라는 거대한 공간에서 적과 끊임없이 사투를 벌이는 네오의 위상을 정확하게 고취시키고 관객이 그에게 더는 거대한 희망을 빤한 드라마로(물론, 매트릭스1편에서도 트리니티의 키스의 힘은 강했지만)풀려고 한 지점이다.
이에 더욱 실망스러운 부분은 1편과 차별화된 스미스요원의 복제부분인데, "지구력(?)" 과 "근력(?)"을 길러주기 위함인지 영화는 끊임없이 네오를 "양"적으로 괴롭히며 그들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순간까지 그 기나긴 액션씬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고통을 관객에게 퍼붓는다. 어느순간 상대가 누구건간에 자신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복제하는 (맨인블랙과의 차별성을 찾을 수 없는 끔찍한 부분.)스미스는 1편에서 슬림하게 압축되었던 그 날렵한 순간의 스릴을 묵살해버리는 커다란 사유중의 하나이다. (셀 수 없는 스미스가 다 사라지기를 기도하며 나는 다시 한번 손목시계를 내려다봤다.) 이에 원화평의 액션과 성서에 기인한 이름들, 예를들어 구약의 바빌론의 왕"느브갓네살" 약속된 땅, 그리스신화속의 인물 "시온" "니오베""페르세포네" 등의 언급은 그저 도구만 차용되어 왔지 그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나, 철학적 사유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차용하지 않음만 못하다. 여러영화속에서 보아왔던 거대한 시온의 외형과 매트릭스와 현재를 오가는 그들에게 1편에서 붉은공과 푸른공사이의 선택사이에서 고민했던 네오의 사적고민의 연결고리를 전혀 넣어주지 않은 것은 이해할수 없는 부분이다. 매트릭스2는 공상과학소설의 "머릿말"과 같다. 장소를 옮겨다니면서 줄줄이 대사로 설명되어지기만 하는 "설정"들은 지루하기 짝이없고 (예언자를 만나는 부분에서조차!)액션은 진정 화려하지만 1편의 반복이거나 양적인 증가일뿐(스미스요원의 끊임없는 복제)이거나 슈퍼맨의 비애(끊임없이 하늘로 올라가는 일은 모두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1편에서 보여준 믿을수 없는 총알의 속도가 느끼게 해준 경이로움은 없다.)일뿐이다.
물론, 누구나 격찬하는 고속도로위의 추격신은 입을 다물기 힘든 경이로운 순간이다. 나는 케리앤모스에게 1편에 이어 완전히 압도당했다. 오토바이 질주씬에서는 네오가 아닌 트리니티가 구세주처럼 보일정도였다. 대역없이 목숨걸고 찍은 80마일의 속도의 광적인 질주는 ,키메이커가 되어 트리니티의 뒤에 앉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멋진 장면이다. 또한, 수십명의 스미스요원에게 소름끼치도록 빠른 속도로 휘둘러대는 네오의 (자연그대로의)액션신등은 이영화가 왜 대중영화로서의 뛰어난 "가치"를 띠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제시한다.
결국, "언급"만이 "나열"될뿐 , 그 "언급"들을 제대로 된 "이야기"로 묶는데 실패한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3편 레볼루션에 대한 기대감을 충분히 떨어뜨려 , 오히려 역설적으로 3편의 상업적 성공의 가능성을 자극하고 있다.(이것도 전술의 한가지인가?) 1편에 열광했던 우리들의 모든 기대와 욕망을 너무도 무책임하게 여인의(모니카 벨루치) 깊게파인 의상과 셀 수 없는 복제(맨인블랙의 반복)등으로 무마하려고 했던 그들의 빤하고 빤한, 난잡한 상업성이 오히려 레볼루션에 의외의(!) 감탄의 순간을 창조해낼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비쥬얼에 대한 기대치만으로 개봉일날 조조행을 탔더라면 지금까지 언급한 맹점들을 느끼는 것이 불가능했을런지도 모른다.
이러한 실망감을 안겨준 갑부(나는 영원히 그들을 천재라고 부를수는 없을 것 같다. 가상현실에 대한 언급 그 이상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제 매트릭스가 보여주는 가상현실에서 우리가 욕망하고자 하는 혹은 욕망 하는 것이 가능한 많은 것들을 매스미디어가 지나치게 여러 번 언급해왔기 때문에 워쇼스키형제가 보여주는 매트릭스안의 모든 에피소드들은 전혀 새롭지가 않다.) 워쇼스키형제가 보여준 1편의 그 심오한 진리와 철학 진지한 고민들은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어차피 1편부터 노골적인 헐리우드식 CG천국을 운운했더라면 오늘 조조행을 타지도 않았을 것이며 탔어도 이만큼의 실망을 하진 않았을 것이다. 시온이건 오라클이건 느브갓네살이건 동서양의 철학이건 무엇이든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것이라면 설득력 있게 다가설지 못할 것이라면 차라리 "언급"하지 않는 게 좋았겠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는 매트릭스1편의 후속작품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의 오락성만을 강조한 조악한 소비작으로 전락했다. 매트릭스2 리로디드와 같은 날 개봉예정이었던 우리의 영화 "아리랑"이 매트릭스의 무서운 불꽃(믿을 수 없는 예매율. 빠져나갈 무서운 외화.)을 피할("아리랑"은 개봉일을 30일로 미뤘다.)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는 사실을 나는 실로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http://www.onreview.co.kr http://cinekim.wo.to
|
|
|
1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