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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블록버스터 '튜브', 다이하드 형사 그 최후는.. 튜브
nugu7942 2003-05-22 오후 3:41:54 823   [5]
액션 블록버스터 <튜브>, 다이하드 형사 그 최후는..
- '사는게 그게 뭐 별건가, 달콤한 기억하나면 그만이지'


기획사의 초청으로 <튜브> 모니터 시사 참석 후, 꼬박 2주만에 다시 일반 시사회장을 찾았다. 모니터 시사 때 외부에 영화평 등 언급을 피해달라는 담당자의 당부로 2주 동안 리뷰를 자제했다. 때마침, 언론 시사회를 가진 후 일반시사회로는 처음이란 행사 진행자의 짧은 작품소개를 뒤로한 채 긴박한 총격전 장면이 펼쳐지면서 영화의 막이 오른다.

한 편의 CF를 보듯 스토리 속에 주인공의 심리를 잘 조화시킨 음악이 더 감미로와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된다. CF감독 출신다운 면모를 보이며 그려낸 백운학 감독의 영상미는 CF에서처럼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간결하게 전달하고, 과거 한국 블록버스터에서 볼 수 없었던 매우 세련된 촬영 기법을 관객에게 선물한다.

영화 '중경삼림'을 연상시키는 <튜브>는 '쉬리'의 조연출 출신 백운학 감독의 첫 데뷔작으로 제작비만 수십억 여 원에 이르는, 오랫만에 만나는 액션 블록버스터이다. 테러리스트에게 장악되어 고속으로 질주하는 지하철을 배경으로 옛 사랑의 상처를 지닌 형사 장도준(김석훈 분)과 테러리스트 강기택(박상민 분)의 쫓고 쫓기는 대결을 박진감있게 그려낸다.

더욱이, <튜브>는 인경(배두나 분), 형사반장, 웃기는 소매치기 보스(권오중 분)의 등장으로 인해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에 재미와 감동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앙통제센터의 원실장(손병호 분)과 이들 조연 출연자들은 110분 러닝타임 가운데 주인공들이 하지 못하는 스토리들을 이끌어 가고 있다.

영화 초반부와 중반부 곳곳에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실마리들이 출연자들의 대사 혹은 소도구를 통해 제시되면서 영화는 흥미를 더해간다. 여기에 긴박한 총격,추격 장면과 배경음악과 어우러진 한편의 CF와 같은 인경의 테마는 영화 구성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시나리오를 써보진 못했지만, '이렇게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절묘한 배경과 소품들이 스토리 곳곳에 잘 놓여 있다.

모니터 시사회에서 보았던 장면 중에서 장형사와 기택이 벌이는 마지막 격투신에서 기택이 열차에서 추락하기 전 떨어뜨린 폭발물 원격조정기를 장형사가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언론 및 일반 시사회에서 삭제되어 긴박한 장면에서 실소를 자아냈던 모니터 시사회의 우려를 씻었다.

특히, 원실장으로 출연한 손병호는 백 감독이 우리에게 주고픈 메시지를 대신해 영화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통제불능 상태로 위기에 빠진 열차를 몇 차례 구해내는 일등공신이다. 영화 후반부는 출연진들의 위기와 환희가 반복되면서 스크린 뿐 아니라 객석에서도 걱정과 박수갈채가 연신 교차한다.

20대 답게 솔직하고 간결하게 삶을 정의한 인경은 장형사에게도 한 예화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어떤 사람이 무너진 흙더미에 갇혔는데, 절망하는 가운데 예전에 애인이랑 같이 먹던 캔디가 생각났데요. 그래서 견디고 살 수 있었데요.' 강기택에게 탈취된 열차의 승객들을 구해내려는 장형사의 필사적인 사투가 시작되고, 이 가운데 위기를 맞은 장형사에게 힘을 준 것은 다름아닌 사탕 한 개.

그녀는 영화 속에서 두번 반복한다. '사는거 그게 뭐 별건가, 달콤한 기억하나면 그만이지' 결국, 강기택과 맞서 위기에 몰린 장형사와 이를 도우려는 인경.. 기택에게 맞고 쓰러진 인경을 향해 겨눈 총구를 보자 도준에게는 옛 애인에 대한 죄책감이 되살아나 인경을 구하게 된다. 장형사에게는 이제 더 이상 불붙이지 못하는 담배는 필요치 않고 자기보다 더 오래 살아달라는 인경의 간절한 부탁에 가슴 찡한 휴머니즘마저 느끼게 된다.

영화 내내 '다이하드'의 브루스윌리스를 연상하면서 장형사는 죽을 고비를 수 차례 넘기며 강기택을 쫓는데 백운학식의 영화 결말은 <튜브>가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키게 할지도 모른다. 쉬리나 공동경비구역 등의 대작들이 마지막 장면에서 카타르시스를 주듯 영화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열차 승객의 인터뷰와 배두나의 마지막 대사로 끝을 맺는다.

'사는 게 뭐 별건가, 그가 내게 보여준 달콤한 기억하나면 그만이지' 이 대사를 통해 인경이 그러하듯 관객 또한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튜브>는 '때론 세우지 못하는 열차도 있다'는 메시지를 통해 우리 일상에서도 감당하기 힘든 위기들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와 그 위기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생각ㅎ게 해준다.

곧, 서울의 청계고가차도가 철거되면 기존에 버스를 이용하던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지하철 대란이 벌어질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많이 일고 있다. 얼마전의 대구 지하철 참사 역시 인간이 사전에 막을 수 있던 인재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문득 영화 <튜브>를 통해 위기 속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어떻게 하면 살 수 있는지도 생각나게 하는 건 왜일까..

살아가면서 죽도록 힘들다고 할 때가 있고 가끔 누가 자살 했다더라 하는 뉴스를 듣곤 한다. 죽기만큼 사는 게 힘들다고 습관처럼 되뇌이는 현대인들에게 <튜브>는 삶의 소중함과 현대적 사랑의 방식을 보여준다. 길건 짧은 인생이건 누구나 살아오면서 좋은 기억 하나만은 있지 않은가..

'그 아름다운 기억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삶은 충분히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걸 인경은 우리에게 가르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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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2003, 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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