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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김봉두]<도망자>부모들이여,선생들이여 사랑의 매를 들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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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김봉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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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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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6 오후 5:0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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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김봉두>는 영화를 보고 얻은 감흥보다 영화로 인해 다시금 새록새록 돋아나는 현실의 문제점을 더 생각나게 한다. 그래서 이 영화의 리뷰는 영화를 보고 느낀 순수한 감상 보다는 부정한 사회로의 강한 추파의 글로 도배될지도 모른다. 영화 속의 촌지킬러 불량선생 김봉두(차승원)는 분명 교육계의 사회악을 대변하고 있고, 무던히도 볼썽사나운 짓만 일삼는 얄미운 캐릭터이다. 그러나 김봉두라는 인물이 그렇게 미워 보이지만은 않은 것은 순수한 시골 아이들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아 자신의 죄를 완전히 뉘우침에 기여하는 바도 크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시민으로 살아가면서 그 정도의 이기심도 부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여기기에 양심의 가책에 대한 정당화라고도 말하고 싶다. 그 정도는 누구나 다 하는 짓이고, 그 정도는 양심에 거리낄만한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것 같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썩은 냄새가 천지만물을 진동하는 요즘의 한국 사회를 형성하게 된 것이다.
우선 영화 자체만 놓고 본다면 폭발적인 웃음은 아니지만, 잔잔한 웃음과 흥겨운 미소가 영화 전반에 걸쳐 흐르고 있고, 김봉두의 뉘우침과 깨달음이 드러날 때는 뜨거운 눈물이 샘솟듯 흘러내린다. 시골 사람들의 순수어린 마음을 대변해주듯 강원도 특유의 구수한 사투리가 정겹게 들려오고, 오염에 찌들지 않은 자연의 맑디맑은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물론 영화는 현재 시점이지만, 어렸을 적 시골에 살던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해봤음직한 놀이들과 냇가에서의 돌 던지기, 물장난 등이 잊혀져가던 그때 그 시절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기억 저편에 자리 잡고 있던 작은 추억 속으로 안내하고 있다. 차승원의 연기력이 날로 늘어간다는 사실이 눈에 보여 지는 것도 반가울 따름이다. <자귀모>에서의 어설픔, <리 베라메>에서의 단순함은 사리진지 이미 오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캐릭터 영역을 구축하며 내공을 쌓아가고 있다. 코미디 일색이라는 것이 약간은 눈에 거슬리지만, 그 정도의 연기력이라면 무슨 역할인들 못하랴.. 다음 작품이 어찌 기다려지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나 아쉽게도 영화에 대한 감동은 여기까지였다. 촌지라는 것, 현재 대한민국의 교육계에 눈엣 가시 같은 존재로 거론되는 그것이 영화를 관람하는 동안 너무 화나게 만들었다. 그런 물질적인 것이 오고감에 있어 사람의 인격이 달라지고, 성품이 달라지는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매우 당혹스럽다. 그런 것들이 절대 옳지 않음과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란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데,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는 걸 보면 치가 떨릴 정도이다. 당연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악한 행위들에 비해서나 대한민국 전체 교사에 비해서는 여전히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그런 사소한 양심에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사람들이 한 나라의 교육을 짊어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물질 만능주의가 낳은 한국 경제가 그토록 미워질 수가 없다. 그런데 확실한건 이 모든 것을 교사들의 책임으로만 떠밀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학교교육이 아무리 성실하게 이뤄지고, 올바르게 행해진다 하여도 각 가정에서의 부모가 막말로 엉망진창이라면 모든 것은 소용이 없어진다. 요즘 시대에 많이 낳아봐야 두명이 고작인 자식들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르지만, 그로인해 자식들의 못된 버릇이 부모 머리까지 기어 올라가는 것을 보면 “정말 어처구니없다.”라는 말밖에 할말이 없어진다. 왜 요즘의 젊은 부모들은 자기 자식들조차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지.. 왜 사랑의 매를 전혀 들지 않는지.. 왜 자기 자식들은 귀한 줄 알면서 타인들은 귀히 여기지 않는지.. 이해가 전혀 안가는 대목이다. 그런 식으로 가르쳐서 그 자식이 나중에 훌륭한 인물로 성장한다면야 이런 말을 할 가치도 없겠지만, 상처받을 아이의 장래가 불 보듯 뻔히 보이는데, 고쳐주지 않는 부모들은 결혼이란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식을 갖기 위해 성기를 놀릴 자격조차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다. 왜.. 아직 철없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런데 문제는 아이들이 그런 잘못을 저지르면 다시는 그러지 못하도록 꾸짖어 주는 일이 부모의 몫인데, 바로 그런 것을 요즘 부모들은 등한시 여긴다는 데에 있다. 이유가 애 기죽이지 않기 위해서란다. 황당무계가 초토화되는 순간이었다. 겨우 애 기죽이지 않기 위해서 자식들의 잘못됨을 인정해준단 말인가?!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의 의미를 다시 한번 깨우쳤으면 한다. 촌지라는 것도 자세히 보면 결국 부모의 잘못이다. 애초에 주는 사람이 없었으면 받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자기 자식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부모가 파리, 모기 날리듯 생겨나 버렸으니, 받는 교역자들이 뒤따라 생겨나 버린 것이다. “다른 부모들도 다 그러는데.. 다른 선생들도 다 그러는데..” 라는 말을 하려 했다면 당장에 집어치워라. 그런 식으로 자신의 잘못을 무마시키고 정당화시키려 하는 것이 얼마나 크나큰 중죄인가를 깨달아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자기 자식들의 장래를 정말 올바른 길로 인도하려면 매를 들어라. 그리고 부모자신의 가슴이 찢어질 때까지 자식들을 때려라. 그것이 바로 부모 자식간의 진정한 사랑의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영화를 보면서 리뷰를 올리면서 이렇게 화가 치밀었던 적이 있었는가 싶다. 그나마 하고 싶은 말을 글로라도 이렇게 올리게 되서 조금은 후련해진 것 같다. 갑자기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학교에서 난 언제나 말없이 조용한 아이였다. 몇안되는 친구들하고만 친하게 지냈을 뿐, 다른 애들하고는 거의 말을 안했었다. 그리고 선생님들에게도 항상 관심 밖에만 머물러 있었다. 그때는 그저 성격 탓이려니 했다. 지금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혹시 촌지라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나 싶어진다. 우리 시대의 많은 교역자들이 <선생 김봉두>를 보고 깨닫는 바가 조금이라도 생겨남을 바란다.
<도망자>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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