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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걸>[선생 김봉두] 기분 좋아지는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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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 김봉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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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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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3-24 오전 9:41:30 |
1608 |
[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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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다운 터프함이 묻어나는 마스크와 운동으로 다듬어진 탄탄한 몸매, 때론 조금 불량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거친 말투에서 묻어나는 남성다움이 장기인 배우 차승원, 외적으로 느껴지는 그의 이미지는 조금은 농도짙은 멜로 영화 속의 섹시한 남성적 매력의 거친 남자 주인공의 모습이나 현란한 액션영화 속의 멋진 액션배우 때론 화려한 특수효과가 근간이 되는 묵직한 블록버스터 영화 속의 세련된 남자주인공의 모습이 연상될법한 외모를 가진 그이지만 그가 영화를 통해 보여주는 행보는 조금은 의외다. <주유소 습격사건>의 얼굴없는 까메오(주유소 주변을 맴도는 폭주족의 운전자가 차승원임을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로 코믹영화 데뷔 이후 <신라의 달밤>, <라이터를 켜라> 그리고 <광복절 특사>에 이르기까지 터프하고 멋진 외모를 코믹연기로 승화시켜 사정없이 망가지고 깨지며 좌충우돌 코믹영화만을 고집하고 코믹 연기로 나름의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오던 배우 차승원(나만의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가 코믹연기를 즐긴다는 기분이 든다. 아니라면 그렇게 자연스럽(?)고 리얼(?)한 연기가 나올 수 없을 것이니.. 아님 그의 실제 모습이 코미디이거나...), 그가 새로운 신작에서 돈 밝히는 불량 선생님이 되어 돌아왔다. 그 영화의 제목은 영화 <선생 김봉두>.
코믹한 모습의 차승원이 전면에 등장하는 영화 <선생 김봉두>는 대외적으론 코미디라는 장르를 표방하는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정작 진한 감동을 동반한 드라마쪽에 가깝다. 작년 <색즉시공>이라는 영화가 ‘색’을 주제한 질펀한 농담으로 초반엔 관객을 웃겼지만 후반에는 순수한 남자의 지고 지순한 사랑으로 관객을 감동시켰던 것처럼 영화 <선생 김봉두>역시 초반엔 선생님답지 않게 술과 여자를 좋아하고 학교생활엔 성실치 못하여 늘 지각이나 일삼고 사정없이 (돈)봉투만 밝혀 타에 전혀 모범이 되지 않는 단순 무식 불량 문제 선생님 김봉두라는 캐릭터를 전면에 부각시키며 그의 단순(?)한 생각에 의해 그로 인해 벌어지는 상황이 시골아이들(속칭 독수리 오형제)에게 앞서가는 도시선생님의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오인(?)되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해프닝들이 관객들에게 솔찮은 재미를 주고 점점 순수한 아이들과 마을 어르신들과의 시골 생활에 익숙해지고 나름의 서울 복귀 계획(?)도 차츰 진행되어가는 후반으로 가면서 영화는 속물 선생 김봉두가 순박하고 착한 마을 사람들로 인해 감화되고 자신이 잃어버렸던 과거의 옛모습을 되돌아 보게 되면서 진정으로 아이들을 사랑하는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된다는 감동적이고 따뜻한 이야기로 마무리된다. 물론 영화는 <색즉시공>이 주었던 익숙하고도 대담한 그리고 황당한 재미와 비교하다면 아주 보잘 것 없는 코믹한 상황 정도일지 모르지만 후반 마을 사람들에 감화되어, 아이들에게서 감동 받아 예의 속물근성을 모두 던져버리고 감정있는 따뜻한 마음의 진실한 선생 김봉두 본연의 모습으로 변신한 영화의 후반은 조금은 신파적이고 인위적인 느낌의 <색즉시공>의 후반과는 달리 마음깊은 곳의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스러운 감동의 눈물이 함께 할 정도로 감동적이다.
영화가 감동적인 이유는 아마도 그 영화에 감독의 체험이 묻어있어서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작년 봄 대단한 흥행으로 많은 관객들을 잊었던 고향 시골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했었던 영화 <집으로>가 감독 이정향의 외할머니와의 기억을 영화 속에 고스란히 담아 따뜻함을 주었었던 것처럼 영화 <선생 김봉두>를 연출한 장규성 감독은 자신이 어린시절 전부라고 생각했었던 작은 산골 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어 했단다.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학교에 다니며 자연과 더불어 순수한 우정을 쌓았던 어린시절 순박했던 친구들, 농사일에 힘겨워 하는 부모님을 도와주던 선생님에 대한 기억 그리고 농사일이 전부였던 우리내 어머니 아저씨들의 모습들이 절절히 녹아있는 영화는 그래서 더 따뜻하게 더 감동적으로 느껴진다. 상업영화이기에 재미를 주어야 하는 관객의 시선을 끌어야 하는 이유로 설정된 속물 선생님이라는 코드는 감독의 옛 기억과는 상관이 없는 조금은 인위적인 설정 같은 부분일지 모르겠지만 종국엔 그가 기억하는 선생님의 모습으로 안착되기에 다분히 도시적인 속물근성을 가진 그 사람이 어쩌면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하기에 영화는 더 교훈적이고 더 감동적인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아마도 건조하고 무덤덤한 도시생활에 익숙해있는 나이기에, 시골에서 느낄 수 있을 법한 끈끈한 이웃간의 정을 사제지간의 정을 잊어버린지 오래되었기에 그것을 느낄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기에 이런 감동과 교훈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조금은 씁쓸한 느낌도 든다.)
영화 <선생 김봉두>는 감동도 있고 웃음도 있고 나름대로의 영화적 짜임새도 갖춘 꽤나 영리한 상업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속물근성이 다분한 불량기 넘치는 코믹한 선생님의 캐릭터를 너무도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소화해 내는 걸죽한 주연 차승원이라는 배우가 주는 무게감에 글을 배우겠다는 열정으로 어린 친구들과 함께 글을 익히어 결국엔 손주가 보내온 편지를 스스로 읽게되는 인간승리의 캐릭터 변희봉 할아버님, 각양각색의 성격적 특성이 묻어나는 우리의 독수리 오형제 다섯 친구들과 따뜻한 분위기의 순박한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 과거 소사였던 아버지의 모습이 투영된듯한 성지루의 캐릭터, 이젠 속물로 변해버린 선생 김봉두이지만 그가 선생님이 된 것을 자랑스러이 여기고 어린 친구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생님일 것이라고 굳게 믿는 김봉두의 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불량 속물 선생 김봉두가 어떻게 진실한 마음을 가진 훌륭한 선생님으로 탈바꿈하게 되는지 탄탄한 구성과 설득력 있는 줄거리로 영화는 나름의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를 함께 만들어 한편의 완벽한(?) 상업영화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감동과 짜임새 있는 줄거리, 탄탄한 구성 거기다 괜찮은 배우들의 멋드러진 호연이 있는, 기분좋은 느낌의 상업영화라면 얼마든지 돈을 주고 보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영리하게 잘 만든 그러나 결코 기분이 나쁘지 않은 좋은 영화를 보고 나왔다는 느낌에 참 기분이 좋았다. 이 영화가 생각보다 코믹적인 느낌이 강하지 않아서 차승원 이외의 배우외에는 시선이 갈만한 화려한 배우들이 없어서 도시적인 세련됨이 없어서 못마땅한 사람들도 있을 지 모르겠지만 영화가 주는 소박한 시골풍경 같은 소박한 웃음에 도시에선 맞보진 못하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투박하지만 자연스럽고 적절한 배우들의 연기와 그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정을 느끼며 영화를 본다면 충분히 영화가 주는 재미를 흠뻑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속에 ‘푹’ 빠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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