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이언의 뒤를 이어 로맨틱코메디의 계보를 잇는 산드라블럭과 줄리아로버츠의 남자로 더 알려진 벤자민브렛이 주연을 맡은 영화..
외모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애인은 커녕 여자친구들도 없는 외곬수의 FBI 수사요원 하트... 심지어 그녀는 여성을 상품화시키는 미인대회를 혐오하기까지 하는데.. 연쇄테러범이 미인대회장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협박문을 보내자.. 그녀 수사를 위해 한몸 기꺼이 바치는 그녀.. 대대적인 변신작업을 거쳐 미인대회에 출전하게 된다...
이 시놉시스와 그녀가 우뚝 서있는 포스터만 보아도 대충 어떤 영화일지 감이 탁 잡혔다.. 산드라블럭의 매력에 100% 의존한 결말이 훤히 보이는 유쾌한 코메디일 것이라는 예상...
하지만.. 이렇게 뻔히 다 알만한 내용이고.. 전개는 어떻게 될지.. 결말은 어떠할 지 다 짐작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사람 심리라는 것이 전후사정 어찌됐건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지켜보고 싶어졌다..
또 이런 영화들은 절대 실망스럽지 않은 보고나서 기분좋아지는 웃음을 준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결국 자석에 끌리듯 극장에 가 앉아있었다..
역시 영화는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오락물이었다..
다소 영화 속에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미인에 대한 동경이라던가.. 이쁘면 뭘해도 용서된다는 식의 미인지상주의가 거슬리기는 했지만... 산드라블럭의 매력이 맘껏 발산되는 유쾌한 영화였다..
초반의 섬머슴같은 꾀죄죄하고 추잡하다 싶기까지한 하트와.. 중종반 미스뉴저지로 완벽하게 눈부신 변신을 꾀한 그녀의.. 극과 극의 변신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고..
영화가 지루해질 때쯤이면 터지는 황당하면서도 엉뚱한 사건들의 연속은 영화를 더욱 재미나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었다..
여기에 ''퀼스''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 마이클케인의 출연도 너무 튀는 영화의 중심을 잘 잡아주는 무게감있는 감초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아마도 초반에 후반부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기 위해 그녀를 무진장 망가뜨려 놓았기에(?) 더 매력을 발산하는 지도 모르겠다..
하긴 빗질한번 하지 않은 엉킨 머리를 되는대로 묶고 소리내어 무식하게 이빨에 고기 끼어가며 아구아구 먹어대고 아이스크림 한 통 다 퍼먹는 모습은 가히 끔직하다.. 게다가 이상한 소리를 내어 웃고.. 침튀어가며 말하고.. 질질 끌며 걸어다니는 모습은 가관이라 할만하다..
하지만 사람 눈이라는 것이 간사하기에.. 완벽한 메이크업에 몸매를 한껏 드러내는 여성스런 차림에.. 재치있는 말솜씨까지 겸비한 그녀가 킁킁킁 콧소리내어 웃을 때는 되려 귀엽고 사랑스러워 보인다..
극명한 대비효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한다고나 할까..
하지만 남자들만의 전유공간처럼 되버린 FBI에서 제대로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일에만 매진하느라 더욱 다른 데는 신경쓸 여력이 없었기에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녀를 제대로 부각시키지 못했고...
그녀의 장점은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가 아니라 숨겨진 능력과 재능이라는 것을.. 그것이 매력이라는 것을... 그녀가 눈부신 외모를 가졌을 때에야 고백하는 선배의 모습은.. 솔직히 남성들이 얼마나 여성의 드러나는 외모를 중요시하고 이 사회가 얼마나 남성중심의 사회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듯해서..
씁슬함이 베어나는 아쉬움으로 남기는 한다..
그래도 이 영화는 말그대로 이런 저런 생각않고 부담없이 즐기기에는 제격인 영화이기는 하다..
의례히 그래왔듯 이런 가벼운 코메디영화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냥 두어시간 이쁜 화면보며 아무 생각없이 웃다 오면 그만일테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