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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미스 에이전트]환골탈태(換骨奪胎), "나이스 첸지" 미스 에이전트
patros 2001-03-24 오전 10:50:15 1137   [2]
<해리>[미스 에이전트]환골탈태(換骨奪胎), "나이스 첸지"

누가 지금 내게 '당신은 페미니스트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조금은 머뭇거
릴 것이다. 처음 대학생이 되던 땐, 진정한 페미니스트가 되자고 마음 먹
은 나였지만 그게 생각처럼 쉽지가 않은 까닭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세
상속에 뿌리 박힌 남성중심의 사고들에서 자유로와 지기란 너무나도 힘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미스 에이전트>(Miss Congeniality)

각진 얼굴의 개성만점의 배우, 산드라 블록이 나오는 영화 '미스 에이전
트'. 그녀가 출연했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충분히 볼만한 가치가 있
다. 특히 남자보다 더 남자같은 그녀의 과격한 행동에 아마도 상당수의 여
성관객들이 적잖은 위안(?)을 받았으리라!...

그레이시 하트(산드라 블록 분) 그녀의 직업은 X - File의 스컬리와 같은
FBI 수사요원이다. 하지만 스컬리가 두뇌 Player라면 하트는 행동파 요원
이다. 때문에 그녀의 특기는 호신술 시범과 샌드백치기. 얼핏 보기에도 그
녀의 주먹은 남자도 때려눕힐만큼 엄청 세 보인다.(열심히 운동했을 산드
라에게 축복있기를...^^)

하지만 그녀는 일반적인(?) 여자들과는 달리 세심한 구석이라고는 눈꼽만
큼도 없다. 오히려 남자들 보다 더 털털하고 터부하기까지 하다(전자레인
지를 주걱으로 닫는 광경을 상기해보라...절로 웃음이...^^)

그래서 그런지 그녀에게는 남자친구뿐 아니라 여자친구조차 하나 없다. 때
문에 일에만 악착같이 매달리는 하트. 하지만 남자들이 우글거리는 FBI에
서 일개의 여자요원하나가 인정받기란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그래서 더
욱 사건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그녀를 보고 있으면 조금은 애처러운 생각마
저 든다.

그러니 그녀가 미인선발대회 따위의 쌩쇼에 고운 시선을 둘리 만무하다.
그녀의 눈에는 대회에 참가한 여자들이 모두 무식하고 척박하게만 느껴질
뿐이며 저건 다 화장발이라고 무시한다.

헌데 이게 무슨 운명의 장난이란 말인가! 그렇게 미인대회를 협오하던 그
녀가 미스 U.S.A 선발대회에 참가하게 됐으니 말이다. 물론 행사장을 폭파
하려는 악당으로부터 선량한 시민들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위장참가하는
것이지만 최소한의 구색은 갖춰야하기에...얼굴에 떡칠을 하고 어울리지
도 않는 치마까지 입는다.

그러나 비행기 경랍고에서 진행된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작전의 성공으로
환골탈태한 그녀, 너무나 눈부시다.(오~~, 메이크업이여! 그대의 한계는
정녕 어디까지인가?) 이정도면 외모는 충분한데, 덜렁덜렁 강아지같은 그
녀를 새초롬한(새롬이가 생각나네ㅠ.ㅠ) 고양이 같이 만든다는게 그리 쉽
지만은 않다. 결국 엉거주춤한 자세로 대회에 참가한 그녀. 과연...5위안
에 들수 있을지...


[잡음 많은 미인대회, 이대로 좋은가?]

사실, 하트와 미인대회에 참가한 여성들은 섞일래야 섞일수 없는 물과 기
름처럼 극과 극의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대회가 진행될 수록 하트는
하트나름대로 또 미녀들은 그들 나름대로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
을 보여준다.

때문에 마지막 선발대회 인터뷰장면에서 한 미녀는 '현재 미국에 있어 가
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냐?'는 질문에 '벽과 갈등을 극복하고 해결할 협력
과 조화(Congeniality)'라고 답한다. 그리고 하트 자신도 그녀가 갖고 있
던 편견을 버리고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저도 처음엔 이런 미인대회
자체를 혐오했어요, 하지만 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이들의 우정과 열정
을 보고 감동받게 되지요" 라고. 그리고 이 때 여지없이 등장하는 감동의
물결이 장내를 휩쓴다.(오~ 미국이여 축복있으라.....! -_-;; ... )

사실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진정한 의미의 페미니즘은 모든 인간이 조화
를 이루어 좀더 편안하고 자연스런 삶을 영위하자는 데 있다. 그러므로 여
성적 가치의 소중함을 배운 하트나 미인대회 기준에 맞추기위해 피자 한조
각도 마음대로 먹을 수 없을 만큼 부자연스러운삶을 살았던 미녀들이
나... 조화로운 인간으로 조금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좀더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미인 선발
대회 자체가 어느 정도의 경제적 사회적 효용을 갖고있다 하더라도 이런
제도를 그대로 용인해도 된다는 식의 발상은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왜냐하
면 선발대회 과정과 그 결과로 인해 여성들이 받게되는 피해(여성을 인격
적인 존재가 아닌 하나의 육체로 보는 따위의...)는 실로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온 국민이 다이어트 열풍에 휩쓸려 자연스런 자신의 모습조차 잃어버
리고 사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때문에 여성이 인형이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이런 미인대회들은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할 것이다.


[조금 눈에 거슬렸던 점]

1. 바쁜 출근시간에 왜 하필 하트가 커피 심부름을 하는 장면을 끼워 넣었
을까?
2. 옷입히기 프로그램이나 감시카메라를 통한 여성의 몸에 대한 집착...
3. 동성애자들에 대한 줄기찬 냉소...

(총 0명 참여)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34
pecker119
감사해요.   
2010-07-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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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에이전트(2000, Miss Congeniality)
제작사 : Castle Rock Entertainment, Fortis Films, NPV Entertainment / 배급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수입사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 공식홈페이지 : http://misscongeniality.warnerbr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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