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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푸른공간> 머리를 쥐어뜯지 않으면 다행이다.. 디 아워스
spaceblu 2003-02-27 오후 3:32:11 2247   [3]


다른 이들의 열광적인 찬사와 온갖 권위 있는 상들을 휩쓸다시피한 영화는 일상적인 영화를 사랑하는 이에게는 약간의 긴장감과 묵직한 느낌으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게다가 연기 못한다고 하면 서러워서 울고 갈 여배우들이 셋이나 모인 작품이라니. <디 아워스>는 양손에 콜라와 팝콘을 들고 풀어진 자세로 비스듬히 기대 앉아 보기는 애초에 글러먹은 작품이다. 극장에 불이 켜졌을 때 머리를 쥐어뜯지 않으면 다행일테니 말이다.

1923년 영국 리치몬드,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는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집필중이다. 남편은 그녀를 너무도 사랑하지만 그녀의 불안감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다. 남편도 냉랭한 하녀도 모두 그녀를 죄어 오는 것만 같고 그녀는 무작정 기차역으로 달려가지만 이내 남편의 손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온다.

1951년 미국 LA, 둘째를 임심한 로라(줄리안 무어)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에 빠져있다. 그녀의 집은 평온하기만 하고 어린 아들과 남편 모두 그녀를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지만 그런 일상이 그녀를 숨 막히게 한다.

2001년 미국 뉴욕, 출판 편집자 클라리사(메릴 스트립)는 “댈러웨이 부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그녀는 에이즈로 죽어가는 옛 애인 리차드(에드 해리스)의 문학상 수상을 축하하기 위해 파티를 준비한다. 리차드를 데리러 갔을때 그는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 창 밖으로 몸을 던진다.

<디 아워스>는 촘촘히 짜여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살았던 세 여인의 하루를 보여준다. 전혀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세 여인은 댈러웨이 부인, 파티, 동성애적 성향, 안전하고 평온하기만한 삶에 대한 염증과 일탈 욕구를 매개로 교차점을 찾으며 같은 범주에 속하게 된다. 그네들의 단 하루의 삶들이 정교한 교차 편집으로 같은 시점을 비출 때면 다른 시대, 다른 장소에 있지만 같은 공기로 숨 쉬고 있음을 알게되는 것이다. 세 여배우의 연기는 극찬에 극찬을 더해도 넘침이 없고 에드 해리스의 연기에도 박수를 치고 싶다. 그러나, 대단한 시나리오, 대단한 연기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지만, 훌륭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공감대를 불러 일으키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있다. 특히나 안정적이고 평안한 분위기의 전형적인 중산층인 로라의 경우만 보더라도 그 일상의 무게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버리고 싶을 정도로 버거워 보이지는 않는다. 물론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고, 그 단 하루에 드러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일들이 그녀를 그렇게 숨막히게 했을런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더 건강한 정신의 소유자였다면 무언가 숨통을 틔워줄 다른 것을 찾지 않았을까? 이 세상에 자기 목숨을 스스로 버리는 것만큼 독하고 냉정한 것은 없다. 무엇이 그네들을 그토록 힘겹게 했을까. 무엇이 그네들을 그토록 절망스럽게 했을까. <디 아워스>는 분명 공인된 수작이지만 그 정서만큼은 쉽게 동의할 수가 없다. 그러기엔 아직 이 세상이, 이만큼은 살만하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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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워스(2002, The Hours)
제작사 : Scott Rudin Productions / 배급사 : (주)시네마 서비스
수입사 : (주)태원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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