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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부천 국제 환타스틱 영화제
<소름> 색다른 공포영화로 초대합니다. | 2001년 7월 19일 목요일 | 객원기자 - 정성렬 이메일

영화속 택시기사 역으로 등장하는 김명민이 길을 잘 못찾아 늦는다는 사회자의 유머러스한 멘트로 기자회견은 예정시간보다 약 15분가량 늦게 시작되었다. 의외로 기자단은 20여명정도로 상당히 조촐한 분위기 에서 이루어 졌고, 윤종찬 감독과 두 주인공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한 분위기에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갔다.

Q. 소름을 만든 배경과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윤종찬 : 소름은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일어나는 공포를 다룬 작품이자 두 남녀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30년된 아파트를 배경으로 인물들에 중점을 두어 만들었으며 인간의 탐욕과 어리석음이 얼마만큼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말하고 싶었다. 이 영화는 일반적인 공포와는 차별되는데 스플레터나 유령이 쉽게 등장하는 작품은 아니다.

Q. 페스티벌레이디로의 소감은 어떤지, 작품을 찍을때 기분은 어땠는지 설명해 달라.
A. 장진영 : 삶의 변화를 가져 올 것 같은 작품이다. 선영이란 역이 욕심나는 배역이자 연기하기 힘든 배역이었다. 때문에 가능한 감독님과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선영이란 인물을 연기하려고 했다. 페스티벌 레이디로 뽑힌뒤에 정말 잘 해야지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잘 못한것 같아 아쉽다. 영화제와 더불어 영화 소름의 개봉준비로 인한 홍보로 인해 너무 바빴다. 아직까지 영화제가 며칠 남아 있으니까, 많은 관객들이 부천을 찾았으면 좋겠다.

Q. 폐막작품으로 첫 출연작이 선정되었다. 기분이 남다를것 같은데...
A. 김명민 : 첫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하다는 사실이 영광스럽다. 또한 첫 영화 주연의 작품이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자랑스럽다.

Q. 이 작품은 상당히 연기하기 까다로운 작품이란 느낌이 든다. 두 배우는 어떻게 캐스팅 하게 되었는가?
A. 윤종찬 : 요즘 남자배우들을 보면 대부분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김명민은 그렇지 않았다. 소름속의 남자 주인공은 강한 이미지가 필요했다. 텔레비젼 드라마 "뜨거운 것이 좋아"를 보고 그에게 연락을 취했다. 흔한 마스크가 아니란 사실과 강렬한 눈빛이 무척 맘에 들었다. 클라이막스 15분에 가장 적합한 눈빛이다. 장진영의 경우는 시나리오를 나눠주고 나서 시간이 흐른뒤 다시 만났을 때 시나리오를 심도 있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캐스팅 하게 되었다. 사실 장진영의 존재는 <반칙왕>을 통해 알게 되었으며 선영이란 캐릭터는 틀이 갖추어진 배우가 연기하기 보다는 뭔가 새롭게 포장이 가능한 배우를 필요로 하는 배역이었다. 첫 만남은 모델 같은 느낌이었지만(그녀가 미스코리아 출신인 것도 몰랐다) 큰 그릇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캐스팅 했다.

Q. 미금아파트는 어떻게 찾아낸 것인가?
A. 윤종찬 : 미국에서 내가 만든 "메멘토"를 찍으면서 항상 장편으로 다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 작품을 옮길때 한국의 이미지는 사회구조가 복잡하고 상당히 부정적이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그러한 사회적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아파트를 찾아가 미금 아파트를 선택하게 되었다. 분위기가 그렇고 비주얼적인 완성도를 따지다 보니 미금 아파트가 딱이었다. 재개발 준비중인 아파트라 별로 손댈 것도 없었고 낙서만 조금했다. 현장 용품을 가져다가 세트를 만들어 최대한 인공미를 배제하려고 노력했다.

Q.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안다. 다음엔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 연기관에 혹시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A. 장진영 : 영화가 끝났다는 사실이 행복하다. 현재는 다음 작품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이번 <소름>을 찍으면서 내가 진정으로 배우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장르나 캐릭터에 의해 영화를 결정하기 보다는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작품을 고를 생각이다.

Q. 중편 "메멘토"가 이번 소름의 모체로 알고 있다. 중편을 장편으로 옮기는데 특별히 힘든 점은 없었나?
A. 윤종찬 : 호흡의 길이를 조절하기가 제일 힘들었다. "메멘토"는 미국에서 찍은 작품이기 때문에 문화적인 걸림돌이 많아 크게 확장시키지는 못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소름은 이런면들을 재구성 하려고 노력했다. 메멘토의 인물들은 인텔리한 경우가 많았다. 소름은 서민의 환경으로 그려지는데 이러한 이유에서 메멘토의 지적인 느낌을 소름으로 옮기기가 힘들었다. 또한가지는 실사 조명의 느낌을 필름에 담기가 무척 힘들었다는 것이다. 광량에 따른 비주얼적인 고민을 많이 했다. 의도적으로 어둡게 촬영하려 했으며 때문에 스탭들이 많이 고생했다.

Q. 연기를 무척 잘 한 것 같다. 감독님과 어려웠던 점은 어떤게 있었나?
A. 김명민 : (웃음) 갑자기 잘 하게 된 것은 아니다. 드라마는 시간에 쫓겨서 기계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영화는 준비를 치밀하게 할수 있어 좋았다. 연기를 잘 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연기를 잘하는 것 처럼 보였을 수는 있다. 감독님은 카리스마가 너무 넘쳐서 자연히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독님과의 활발한 대화로 인해 완성도 높은 영화를 탄생 시킬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Q. 감독님의 단점이 있다면?
A. 장진영 : (웃음) 네 작품을 했는데, 매번 감독님들의 느낌이 달랐다. 윤종찬 감독님은 단점이 별로 없다. 배우들과 사전 대화가 많은 것이 단점일까? (웃음)

Q. TV는 특별히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듯 보여진다. 이유가 있을까?
A. 장진영 : TV 출연은 아직까지 두렵다고 생각된다. 순발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지만 드라마는 그렇지 못한것 같다. 그렇다고 특별히 TV를 피하는 것은 아니다.

Q. 부천 국제 환타스틱 영화제의 페스티발 레이디로서 한마디 한다면?
A. 장진영 : 영화제 홍보와 영화의 홍보가 맞물려 무척 힘들다. 영화제 행사에 많이 참석 하지 못해 아쉽고 다음 페스티발 레이디도 잘 할 것이라 믿는다. (웃음)

Q. 감독이 느끼는 가장 공포스러운 것은 어떤것인가?
A. 윤종찬 : 인간이 인간을 배신했을 때의 공포. 이것은 영화속에 보여지는 공포이기도 하다. 그리고 운명이란 틀안에 정해진 것으로 인해 우리가 이렇게 생활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엄청나게 공포스럽다.

Q. 촬영장에서 혹시 소름돋는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
A. 윤종찬 : 음.. 일단은 영화를 보기전에 유령이 등장하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지루할 수도 있겠다. 음.. 아트디렉터가 새벽작업중에 아무도 없는 복도 저편에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영화촬영장소인 미금 아파트의 복도가 좁아서 촬영하기가 힘들었다. 그 외에는 없다.

Q. 다음 작품으로 구상중인게 있나? 어떤 작품을 할 계획인가?
A. 윤종찬 :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다음에는 백치들 처럼 깨끗하고 착한, 예쁜 영화를 하고 싶다. 현재 시나리오를 생각중에 있다. 다음에도 <소름>의 두 배우와 작업하고 싶고, 두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각인 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Q. 캐릭터는 어떻게 분석했으며 연기의 중점은 어디에 두었는가?
A. 김명민 : 사실 상당히 난감했다. 선례가 없는 캐릭터 이기 때문이다. 캐릭터를 분석하기보다는 이해하는게 중요했기 때문에 감독님과 캐릭터에 관해 많이 이야기 했다. 5~6개월 쯤 되자 현실의 내가 영화속 용현화 되어가는게 느껴질 정도였다. (웃음)
윤종찬 : 김명민은 실제는 술도 담배도 하지않는 크리스챤으로, 지나치게 모범적인 인물이다. 때문에 초반에 극에 몰입하기가 힘들었을 수도 있겠다.

지나치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번 기자회견은 김명민과 윤종찬 감독의 똘망똘망한 답변에 비해 장진영의 어설픈 답변이 조금 아쉬웠던 시간이었다. 소름은 부천 국제 환타스틱 영화제 폐막작으로 20일 심야 상영 첫프로로 결정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8월 경에 정식 개봉될 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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