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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안내! 비정한 세상 속, 사람다운 사람을 찾습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 2009년 12월 11일 금요일 | 김도형 기자 이메일


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JJ-ST★R 상을 수상했고, 2009년 제주영화제 관객상과 최우수 작품상, 50회 데살로니키 국제영화제 예술 공로상을 수상한 <사람을 찾습니다>는 독립영화로는 쉽게 볼 수 없는 스릴러 장르에 인간의 본성을 밑바닥 깊숙한 곳까지 들춰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봤을 때부터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너무 비관적이고 처절해 불편하기도 했지만, 3,500만 원의 제작비와 15일이라는 촬영기간, 신인감독의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범상치 않은 작품임에는 분명하다.

어딘가 모자라는 규남(김규남)은 자기를 개 다루듯 학대하지만 그래도 계속 관계를 맺고 있는 부동산업자 원영(최명수)의 굴레에서 살아가는 것에 익숙하다. 실종된 개를 찾는 전단지를 붙이며 사는 규남은 원영의 폭력에 길들여져 있다. 발길질을 당하고 개처럼 짖어대며 원영에게 복종하는 삶에서 안정을 느끼는 규남. 심지어 원영을 귀찮게 하는 존재들을 죽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결국 원영은 이 사실을 알게 되고 규남에게 폭력을 가하지만, 결국 그에게 자유를 허락한다. 하지만 규남이 원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 더 강하게 자신을 길들여줄 주인이 필요하다.

<사람을 찾습니다>는 가학적인 원영과 피학적인 규남을 통해 인간의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폭력적인 욕구를 들춰낸다. 가학과 피학이라는 폭력의 양면성이 사회성으로 이어지고, 곧 사회 제도에 대한 적응과 부적응의 문제로 표출된다. 극중 원영은 규남을 가혹하게 구타하다가 바로 내연녀를 찾아가 거친 섹스를 하는 다분히 본능적인 인간이다. 규남은 폭력적이고, 마초적인 원영이 만든 룰에 스스로를 가두고 안락함을 느낀다. 강한 주인 밑에서 충성스러운 개가 되는 것으로 삶의 의미를 찾는 규남은 주인의 나약함으로 자신의 안정적인 삶이 무너지자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본능을 적나라하게 까발린다. 물질적인, 성적인, 도덕적인 관계에서 폭력을 통한 욕구와 본능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준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폭력에 적당히 둔감해져 있다. 습관적으로 자행되는 폭력에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고, 부당한 현실과 사회적인 부조리를 외면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폭력에 점철된 사람들은 비정한 현실에 저항하기보다 그 안에서 안락함을 추구하고 있다. 어느 순간 사회가 개인에게 더 많은 자유와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 역시 영화 속 규남처럼 혼란을 겪으며 더 강한 압박과 올가미로 우리를 조종해줄 새로운 사회를 찾게 될 것이다.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은 사람 같은 사람이 없는 현대 사회에 대한 공허함의 표현이기도 하다.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잘못된 사회에서도 나름의 안락함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향한 말이기도 하다. 발길질을 당하고, 개처럼 짖어대고, 사료를 먹는 규남의 행동은 불합리한 사회에 익숙해져 옳고 그름을 구별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썩어가는 사회 안에서 반복되는 가학적인 행동들은 익숙함을 낳는다. 폭력을 습관처럼 인정하기 시작하면 독립적인 삶에 두려움과 반감이 생긴다. 시스템 안에서 잘못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에겐 문제의 해결보다 더 강압적인 사육으로 시스템을 적응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오래 지속된 것이 결국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다.

분명 영화는 욕망에 의해 과하게 삐뚤어진 캐릭터를 만들었다. 극단적인 사회 구성원을 통해 극단적인 사회상을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보지 못한, 혹은 의도적으로 못 본척하는 사회의 어두운 부분들에만 관심을 갖는다. 물론 우리 사회의 밝고 긍정적인 부분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비정하고 처절한 이야기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어 왔다. <사람을 찾습니다>는 동전의 한 면만을 충실히 그려내고 있다.

2009년 12월 11일 금요일 | 글_김도형 기자(무비스트)




-세상이 만만하냐? 눈 똑바로 뜨고, 정신 바짝 차리라고!
-인간과 사회의 어두운 부분, 부정적이고 불합리한 부분에만 집중
-신인 감독의 대담함과 참으로 기묘한 캐스팅
-영화를 보며 불편한 건 어쩔 수 없구나
-연기와 연출에서 빡빡한 스케줄과 힘든 제작 과정이 느껴지긴 하네
-애완견을 완전 사랑하는 사람에겐 쳐죽일 놈으로 보일까?
-극단으로 치닫는 설정과 소재가 다소 과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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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emo
잘봤어요   
2010-03-06 20:59
scallove2
잘봣습니당   
2010-02-05 21:10
minam3030
대박   
2010-01-05 11:20
dhalgus05
기대되요   
2009-12-23 17:13
kbk59863
작품성 좋네요..   
2009-12-15 08:25
mvgirl
불편한 세상에 대한 이야기...   
2009-12-14 23:18
gkffkekd333
세상이 만만하진 않져..   
2009-12-13 23:19
bjmaximus
기묘한 캐스팅이라..   
2009-12-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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