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오락성 7 작품성 6)
초능력자 |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 김한규 기자 이메일

초능력이 있다는 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힘을 쓸 수 있다는 말이 된다.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삶을 살아갈 수 없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그러므로 초능력이 있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초능력자>는 제목 그대로 초능력을 갖고 있는 초인이 주인공이다. 그러나 영화는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와는 다르다. 초인은 세상을 파괴하려는 악인에 맞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영웅이 아니다. 단순히 주변에 친구하나 없이 홀로 살아가야 하는 삶을 위해 초능력을 쓸 뿐이다.

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초인(강동원)은 홀로 눈에 띄지 않게 살아간다. 가끔씩 돈이 떨어질 때면 초능력을 발휘해 불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의 돈을 가져간다. 성실히 일하며 작은 행복에도 기뻐하는 규남(고수)은 허름한 전당포에서 일을 한다. 어느날 전당포로 초인이 찾아와 돈을 가져가는 순간, 규남은 홀로 초인의 능력을 이겨낸다. 자신의 초능력이 통하지 않는 사람을 보고 놀란 초인은 실수로 전당포 사장을 죽인다. 규남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초인을 잡기 위해 그를 뒤쫓는다.

초능력을 가진 초인과 평범한 남자의 대결. <초능력자>의 기본 설정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초능력’이란 단어가 주는 함축적인 의미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무궁무진하게 키우고, 그에 따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하지만 영화는 다른 길로 선회해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걷어내고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극중 인생이란 그냥 먹고 사는 거라 말하던 규남의 대사처럼 두 인물은 초능력을 떠나 그냥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다만 그 노력의 방법이 다를 뿐이다.

어렸을 때부터 초능력자가 등장하는 이야기를 좋아한 감독은 단순히 SF 블록버스터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영화는 보통 사람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이 얼마나 외롭고 고독한지, 유년시절에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초인은 어렸을 때 아버지의 가정폭력에 시달렸고, 절대 눈에 감긴 붕대를 풀지 말라는 엄마의 말을 거역한다. 결과는 아버지의 죽음과 엄마와의 이별이다. 그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움직일 수 있지만 그 대신 언제나 친구 하나 없이 외롭게 살아가야 한다. 극중 작은 모형으로 된 도시 안에서 자신의 피규어만 홀로 서있는 장면은 이를 잘 나타낸다.

영화는 총 세 번의 대결 장면이 나온다. 어쩌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초인과 규남의 싸움은 심심하다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반대다. 감독은 초인에게 의족이라는 핸디캡을, 규남에게는 끈질긴 생명력을 준다. 초인이 우세할 것 같은 대결은 계속해서 상황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액션의 쾌감을 전한다. 특히 사람들을 무기 삼아 규남의 추격을 저지하는 초인, 어떠한 상황에도 끝까지 살아남는 규남의 능력은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다.

강동원과 고수는 잘생긴 외모에 뒤지지 않을 좋은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싣는다. <전우치> <의형제>에 이어 3연타석 홈런을 치려는 강동원은 강렬한 눈빛연기와 건조한 말투로 언제나 외로움에 사무친 초인의 느낌을 잘 살린다. 또한 고수는 평범하고 소박한 행복을 추구하는 남자에서 초인과의 대결을 통해 강인해져가는 두 얼굴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규남의 직장 동료로 출연하는 두 외국인 배우의 감초 연기는 두 배우의 대결로 인해 무거운 영화 속 분위기를 유쾌하게 전환한다.

전반적으로 <초능력자>는 특이한 소재와 캐릭터를 통해 장르영화의 쾌감을 전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 둘을 통해 현대인들의 외로움과 소외감 등 사회의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겠다는 감독의 의도는 확연히 보여주지 못한다. 초인은 규남과의 마지막 대결에서 외로움에 대한 속내를 털어놓지만, 단 몇 줄의 대사로 그 느낌을 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한국영화에서 쉽게 보지 못한 초능력이라는 소재로 장르 영화의 쾌감과 현대 사회의 비판적인 시선을 담으려했던 김민석 감독의 연출력은 앞으로 그의 차기작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한다.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두 배우의 얼굴만 봐도 기분이 좋아!
-김지운, 봉준호 감독 밑에서 수련한 김민석 감독의 연출력.
-두 외국인 배우의 감초 연기. 한국말 너무 잘하는데.
-절대 여자 친구와 관람해서는 안되는 영화.
-초인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더욱더 드러냈다면 더 좋았을 걸.
-시간이 지날수록 대결의 긴박감이 점점 떨어진다.
(총 5명 참여)
shkmanse
절대 여자 친구와 관람해서는 안되는 영화. ㅋㅋ 관람불가평 재밌네요 ㅋㅋ   
2010-11-10 00:30
everydayfun
이 정도 평이면 최소한 400만은 무난할 듯^^   
2010-11-09 17:37
bjmaximus
그럭저럭 무난한 평이네   
2010-11-09 10:54
cyddream
그래도 초능력은 갖고 싶네요.....^^   
2010-11-08 17:17
ffoy
역시 예고편을 본 우려가,,, 현실로~   
2010-11-06 11:35
1

 

1

 

1일동안 이 창을 열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