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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한마디! 재난과 아파트 갈망이 만날 때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년 8월 1일 화요일 | 박은영 기자 이메일

[무비스트=박은영 기자]

오는 9일 개봉하는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BH엔터테인먼트)는 31일(월) 오후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26일 개봉한 <밀수>, 2일 개봉하는 <비공식작전>과 <더 문>에 이은 여름 텐트폴 국내 영화 빅4의 마지막 주자다. <가려진 시간>(2016)의 엄태화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김도윤, 김선영, 박지후 등이 출연했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도시가 붕괴된 후 유일하게 온전한 ‘황궁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인근의 고급 아파트인 드림팰리스 주민들이 황궁아파트로 피난 오자, 처음에는 이들을 받아주던 황궁아파트 주민들은 대책 마련에 나선다. 부녀회장(김선영)을 주축으로 입주자 대표 ‘영탁’(이병헌)이 선출되고 주민들은 외부인들을 몰아내기로 결의, 혹한의 날씨에 황실아파트 입주자 외에는 예외 없이 내쫓아 버린다.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 이들은 재난을 극복하는 그들만의 룰을 만들어 공동생활을 영위해 나간다.

엄태화 감독은 “한국에 재난이 갑자기 닥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한 영화”라고 시작을 알리며 “함께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이어 “한정된 공간과 예산으로 최소의 장치로 최대의 효과를 보여 주려 했다”고 연출 주안점을 들었다.

입주자 대표로 선출된 후 능수능란하게 재난 상황을 돌파하고 강한 카리스마로 주민들을 리딩하는 ‘영탁’역의 이병헌은 “폭염에 한겨울 옷을 입어 촬영해 물리적으로 힘들었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캐릭터에 정서적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려 노력했다”고 했다.

박보영과 박서준은 간호사 ‘명화’와 공무원 ‘민성’ 부부로 각각 분했다. 명화는 처음부터 아파트 공간을 이웃과 나눌 것을 주장하는 인물이고, 민성은 그래도 우리가 먼저 살아야 한다는 현실주의자다.

박보영은 “개인적으로 ‘명화’를 그리려 했는데 박보영이 튀어나와 이를 잠재우는데 힘들었다”고 어려웠던 점을 꼽았다.

영화와 같은 상황이냐면 어떤 선택을 하겠냐는 질문에 “극 중 명화의 생각에 동의한다. 받아줘야 하고, 나중 일은 닥치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찾자는 편”이라고 말했다.

박서준은 “나 역시 외부인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할 것 같다”고 민성에 공감하며 “하지만 결국 받아줄 것이다. 투표하는 장면에서 민성이 어떤 돌을 넣는지 보여주지 않고 표정만 나온다. 감독님과 어떤 색의 돌을 넣었을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며 ‘민성이가 아닌 진짜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이병헌은 “정말 어렵다. 영화에서도 반대의견임에도 다수결에 따르는 모습이 나온다. 나라면 나중 일 보다는 일단 받아주자는 쪽으로 갈 것 같다”, 후반부에 등장해 긴장감을 올리는 903호 학생 ‘혜원’을 연기했고 엔딩 크레딧에서 흐르는 노래 ‘아파트’를 직접 부른 박지후는 “당연히 외부인을 받아준다”, 극 중 외부인을 숨겨줬다는 이유로 배척당하는 ‘도균’역의 김도윤은 “나 혼자 남았을 때, 그리고 가족이 있을 때 선택지가 달라질 것 같다.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영탁과 함께 외부인 배척을 주도하는 부녀회장으로 분한 김선영은 “영화를 보기 전에는 100% 받아들인다는 의견이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이게 참 쉽지 않은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갈등 된다”고 각기 의견을 나눴다.

한편 영화는 경기도 연천의 공터에 아파트 세트장을 짓고 촬영했다. 아파트 바깥 풍경의 레퍼런스로 사전에 피카소의 그림 ‘게르니카’를 공유하며 영화의 톤을 정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감독은 제목에 대해 “한국사회에서 아파트가 어떤 맥락을 가지는지 살펴보다가 박해천 선생님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콘크리트는 아파트를 상징하고, 유토피아는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이상이라 이 두 가지 단어를 붙였다는 게 흥미로웠다. 처음에는 가제였지만, 우리 영화에 더 이상 걸맞은 제목은 없을 것 같았다”고 설명하며 “등장인물의 선택과 배우의 얼굴을 보다 보면 무더위를 잊을 것”이라고 주제 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는 소재지만, 주제에 너무 매몰되지 않기를 당부했다.


한마디
● 재난은 거들뿐. 평범한 인간 군상의 변모과정과 연기, 내포한 메시지는 굿! 클리셰 답습한 엔딩은 마이너스
(오락성 7 작품성 8)
(무비스트 박은영 기자)


2023년 8월 1일 화요일 | 글 박은영 기자(eunyoung.park@movist.com 무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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