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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D>는 침대를 매개체로 한 남자와 그의 아내 그리고 유부녀 애인의 엇갈린 욕망을 다룬다. 소설 ‘뱀장어 스튜’ ‘유혹’으로 잘 알려진 권지예 작가의 동명 단편을 영화화한 작품은 감독이 직접 각색을 했다. 각색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냐는 질문에 박철수 감독은 “우연히 권지예 작가를 만났다가 영화로 제작됐으면 하는 단편 소설을 추천받았다”며 “막상 영화로 옮기려니까 어려움이 많아 원작과는 다르게 퍼즐 형식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와 <B·E·D>는 신인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부산을 처음 찾은 배우들은 들뜬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E 역의 이민아는 “갈라프리젠테이션이 개·폐막 다음으로 중요한 섹션이라 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하게 돼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D역의 김나미는 “연극 무대를 하다가 올해 <B·E·D> <멜로>라는 두 영화에 출연했는데, 모두 영화제에 초청받았다”며 “개인적으로 축제분위기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박철수 감독은 “세 배우 모두 캐스팅이 20분도 안 걸렸다”며 “영화에서는 신인이지만 역량 있는 배우들이다. 이들을 만나서 행운이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영화에서도 노출 장면이 대거 삽입됐다. 여배우로서 영화를 선택하기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이민아는 “기혼자라서 더 많은 걱정을 한 것 같다”며 “다행이도 남편의 외조 덕분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첫 날 4시간 동안 베드신을 찍었는데, 감정표현에 집중해서인지 내가 옷을 벗고 있다고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나미는 “많은 여배우들이 노출을 꺼리는 이유는 관객들이 갖는 선입견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노출을 의식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좋은 작품이라서 출연했다. 아마 영화를 본 관객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B역의 정혁진은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출연결정을 했다. 감독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노출 연기를 펼쳤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용관 집해위원장은 “물론 남자 배우니까 빨리 선택했을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박철수 감독은 “정사 장면이 많이 나오지만 단순히 야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따분한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어 하고, 그곳에서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한마디
노장은 죽지 않는다. 다만 영화를 만들뿐이다.
2012년 10월 8일 월요일 | 부산취재 글.사진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