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바캉스>는 유부남 태묵(조선묵)과 아내 복순(이진주), 그리고 태묵과 불륜 관계인 희래(안지혜)의 이야기다. 태묵은 여름을 맞이해 희래와 해외로 바캉스를 떠나려 하지만 이를 눈치 챈 복순에 납치된다. 도착한 곳은 희래와 밀애를 나눴던 외딴 팬션. 복순은 태묵의 핸드폰으로 희래를 오게 하고, 마침내 삼자대면을 한다. 그리고 잔인하고도 코믹한 이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검은 웨딩>은 교수(조선묵)과 제자 수지(오인혜)가 주인공이다. 교수와 제자이면서 연인관계인 이들은 수지의 결혼으로 사이가 멀어진다. 수지와 불륜관계임에도 결혼식 주례까지 봐준 교수는 자신을 격멸한다. 그 때 신혼여행을 간 줄 알았던 수지는 교수를 찾아오고, 이들은 돌이킬 수 없는 선을 넘는다.
‘영화적 엄숙주의, 형식주의를 깨뜨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연출을 시작한 두 감독은 자신들만의 해답을 내놓는다. 김태식 감독은 블랙 코미디를 기반으로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삼각관계를 유쾌하면서 잔인하게 그렸다. 남편을 개 줄에 묶거나, 비아그라를 억지로 먹이면서 성관계를 하고, 성기 절단 장면까지 나오는 영화는 기존에 맛보지 못한 신선한 충격을 준다. 박철수 감독은 컬러와 흑백 영상을 적절히 사용,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격정적인 사랑을 다룬다. 여기에 확실하게 19금을 표방한 배우들의 베드신이 첨가되면서 영화의 매력을 살린다. 다소 낯선 형식이 생소할 수 있지만, 불량 식품을 먹는 듯한 영화의 독특함이 나쁘지만은 않다.
2011년 12월 9일 금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