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인혜 파워는 대단했다. 언론시사회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었고, 유명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도 아니었는데, 상영관은 오인혜를 보기 위해 온 기자들로 붐볐다. 특히 남자 기자들은 노출에 대한 기대감을 부푼 얼굴이었다. 예상대로 베드신은 강했다. 오인혜 뿐 아니라 김태식 감독 영화에 출연한 안지혜의 노출 연기도 과감했다.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오는 12월 8일 관객을 만난다.
● 한마디
두 편의 중편 영화로 구성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불륜이란 같은 주제를 다른 화법으로 풀어낸 이란성 쌍둥이 같은 영화다. 노교수와 결혼을 앞둔 여제자의 사랑, 남편과 아내 그리고 정부의 사랑 등 그리 새롭지 않은 불륜을 다루지만, 두 감독은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섹스를 거듭하는 사람들의 이면을 담는다. 여기에 배우들의 강렬한 베드신은 볼거리. 박철수 감독 영화에 출연하는 오인혜는 전라 베드신을 통해 섹슈얼함과 팜므파탈의 느낌을 전하고, 김태식 감독과 호흡을 맞춘 안지혜는 노출 연기와 더불어 기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하지만 베드신 때문에 주제의식이 퇴색되는 느낌은 지우기 힘들다. 물론 베드신을 보기 위해 극장을 찾을 관객들에겐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무비스트 김한규 기자)
영화의 엄숙주의와 형식주의에 반기를 든 선후배 감독이 만난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불륜에 대한 감독들의 서로 다른 시선과 형식이 새로운 즐거움으로 다가오는 영화다. 김태식 감독이 먼저 선보이는 <붉은 바캉스>는 은유적인 상징과 색감의 대비가 돋보이는 코믹한 분위기로 풀어낸 교훈극이라면 박철수 감독이 연출한 <검은 웨딩>은 불륜으로 치부하기에는 복잡한 인물들의 감정과 욕망을 담아낸 치정극이다. 불륜의 끝은 파국이라는 1부와 불륜이지만 그럼에도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을 그린 2부가 한데 어울려 생겨나는 의미들의 양상이 흥미롭다. 오인혜를 비롯한 안지혜, 이진주 등 신예 배우들의 연기와 두 편 모두 주연을 맡은 조선묵의 이미지 변신도 시선을 끄는 부분 중 하나. 독특하고 낯선 형식 실험이 인상적인 영화다.
(경제투데이 장병호 기자)
올해 부산영화제 레드카펫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오인혜.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은 그녀의 주연작이란 점에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단지 오인혜란 배우 하나에만 집중했지만 중견 감독 박철수와 그의 조연출 출신인 김태식 감독, 영화 제작자이자 배우인 조선묵 등 제법 이름 있는 감독과 배우들이 포진해 있다. 두 감독은 각각 ‘붉은 바캉스’와 ‘검은 웨딩’이란 작품을 연출, 이것을 하나로 묶었다. 불륜 커플, 사제 커플 등 통념상 용인되지 않는 남녀 관계를 통해 정신을 지배하는 육체적 탐닉을 스크린에 풀어냈다. 특히 오인혜는 과감한 노출로 시선을 사로잡았을 뿐만 아니라 여성스럽고 단아한 매력 등 단지 ‘섹시’와 ‘노출’이 아닌 부분에서도 충분히 자신만의 여성적 매력을 펼쳐놓았다. 또 다른 여배우인 안지혜도 오인혜 못지않은 노출 연기를 펼쳤다. 영화 중간에 갑자기 제작 현장 영상이 등장하는 등 영화 형식도 기존 상업영화에서 볼 수 없는 실험성이 돋보인다. 반대로 말하면 그다지 대중적이진 않다는 의미기도 하다. 또 영화의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뚜렷하지 않다. 그냥 남녀의 육체적 탐닉만 보일 뿐이다.
(노컷뉴스 황성운 기자)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 글_김한규 기자(무비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