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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어 케이크
경쾌한 반전의 묘미 | 2005년 9월 12일 월요일 | 이희승 기자 이메일


유명인을 아내로 둔 두명의 남자가 멋진 갱스터 무비를 들고 찾아왔다. 마돈나의 남편이자 영국출신의 영화감독 가이 리치와 톱 모델 클라우디아 쉬퍼를 아내로 둔 제작자 매튜 본이 감독으로 데뷔한 <레이어 케이크>는 그들이 설립한 영화사 SKA의 작품이다. 이미 <스내치>와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를 통해 땀내나는 남자들의 거친 속내를 탁월하게 찍어낸 이 파트너들은 제 6대 007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다니엘 크레이그를 세상에서 가장 젠틀한 마약중개자로 변신 시켰다.

제목은 층층이 쌓인 빵 사이에 크림이나 쨈을 넣은 케이크를 지칭하면서 동시에 마약중개상을 뜻하는 은어로 영화가 끝날 때까지 이름이 나오지 않는 XXXX(대니얼 크레이그)의 이중성을 나타내면서 동시에 얽히고 섥힌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단적으로 나타낸다. 다양한 상황이 전개되면서 결국엔 하나로 이어지는 영상은 영국 특유의 연출미를 느낄 수 있다.

마약을 둘러싼 '음모'는 사람의 탐욕보다는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절대적 신뢰인 ‘믿음’에 의해서 시작된다. 누구보다 확실한 믿음으로 이뤄진 ‘공급자’와 ‘공급받는 자’는 그들의 과거로부터 이어진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문제는 이들이 같은 세대도 아니고 설사 같은 세대라도 보는 관점이 틀린다는 것이다. 연륜으로 살아온 기득권자와 패기와 신중함으로 뭉친 떠오르는 자는 서로를 본능적으로 경계하지만 교묘히 어울리며 서로의 이익을 챙기면서 서로에게 부족한 ‘노련함’과 ‘스릴감’을 맛보는 것이다.

마약을 둘러싼 이들의 암투와 두뇌싸움은 소재 면에서는 식상할지라도 그 영상미와 반전에 있어서 만큼은 기대 이상의 수작으로 만들어졌다. 로저 미셀 감독의 <마더>에서 두 모녀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대런’역으로 주목 받기 전에 거장감독들의 옴니버스 영화인 <텐 미니츠 첼로>에서 이미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한참 잘나갈 때 일을 그만 두는 신중함을 가진 마약 중개상역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연기해냈고, 주드로 와의 약혼과 파혼으로 할리우드 가쉽란을 장식하고 있는 시에나 밀러는 가장 마지막에 가서야 연기다운 연기를 선보인다.

영리한 그녀가 이 영화에 출연한 이유는 덜 유명해서가 아니라 아마도 마지막 반전 때문이 아니었을까 스스로 위로해야 한다는 점 빼고는 식상하지 않은 결말을 감독 특유의 감성으로 잘 표현해 냈다. 예상을 뒤엎는 반전은 일종의 마약처럼 관객들을 매료시키기 마련인데 감독은 마약을 소재로 해서알까? 관객들에게 최상급의 ‘한방’을 제대로 선사했다.

5 )
callyoungsin
마약을 소재로 볼만한 영화를 만들었네요   
2008-05-15 13:29
kyikyiyi
개인적으로 제 취향도 아니고 땡기지도 않네요   
2008-05-09 14:32
bjmaximus
<카지노 로얄> 이전에 다니엘 크레이그의 매력을 볼 수 있었던 영화   
2008-05-08 08:35
qsay11tem
신비함이 느껴지네여   
2007-11-23 11:18
kgbagency
개인적으론 락스탁...의 아류 냄새가 살짝 나던데...   
2007-05-0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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